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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야당 원내대표 “왜 횡재세 반대해?” 외친 날…정유사 줄줄이 적자 전환 [비즈360]
GS칼텍스, SK이노, S-OIL 모두 적자
현대오일뱅크 영업익 95% 감소
정제마진 감소,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익 반토막 날 전망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GS칼텍스마저 적자 전환되면서 주요 정유사들이 지난해 4분기 기점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유가 하락과 핵심 수익 지표가 연쇄 하락하면서 정유사 경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같은 날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유사들의 성과급 잔치를 가리키며 횡재세 도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치권은 지난해 정유사들이 기록한 연간 최대 실적만 보고 횡재세를 걷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장 적자난에 직면한 정유사에 난방비 급등에 따른 공동 부담을 강요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액 514억 원을 기록, 전년(6092억원)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13일 밝혔다.

적자를 기록한 정유사는 GS칼텍스뿐만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 S-OIL도 지난해 4분기 각각 6833억원, 1575억원의 영업손실액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128억원)는 적자를 면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95% 감소했다.

주요 정유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고유가 영향으로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한 이유는 정제마진(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 등을 제외한 값)이 감소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여파로 제품 수요가 줄어들자 배럴당 20달러를 훌쩍 넘었던 정제마진은 지난해 10월 2.7달러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말 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재고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점도 정유사들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정유사들이 지난해처럼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도 낮다.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던 원유(두바이유 기준) 가격은 올해 초 80달러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GS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들어 LNG 단기(스팟) 가격과 글로벌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등 영업환경이 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64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S-OIL은 51.1% 줄어든 65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정유사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황에 횡재세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기업에 대해 추가로 징수하는 소득세를 말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원내교섭단체연설에서 “자영업자, 화물노동자 등은 고유가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고유가 호황을 누린 정유사들은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특수를 누린 소수 재벌대기업과 슈퍼부자들의 몫을, 다수 국민과 나누자는 민주당의 횡재세 제안에 국민 과반이 찬성하지만, 정부·여당은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선 7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업이 때로는 경기나 시장 여건에 따라서 이익을 볼 때고 있고 손실을 볼 때도 있다”며 “(횡재세 도입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미국, 유럽의 자원개발 기업들이 횡재세를 내는 경우가 있지만, 정유사 단독으로 횡재세를 부과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실천을 위해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익을 실현할 때마다 횡재세 논란이 이어지면 정유사들의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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