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대 실적 냈는데도 안돼?" KT 차기대표 선임 원점으로
이사회, 공개경쟁 방식 재추진
구 대표 참여...10일부터 모집
구현모 KT 대표 [KT 제공]

KT 차기 대표 선임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KT 이사회가 선임 절차를 3차례나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대표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초 구현모 현 대표 연임이 유력했지만, 안갯속에 빠졌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KT 동력을 잃을 수 있는 초유의 사태다.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원점에서 공개경쟁 방식으로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KT 이사회는 “주요 이해관계자 등이 요청하는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부합하고자 한다”며 “구현모 KT 대표도 차기 대표이사 후보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다시 공개경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에 따르면 구 대표는 “공개 경쟁을 통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증진하는 데 KT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 지배구조위원회는 10일부터 오는 20일 오후 1시까지 공개 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한다. 지원자격은 정관에 따라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력이 풍부하고 ▷기업경영을 통한 성공 경험이 있으며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한 뒤 후보자를 압축한다는 방침이다.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선정한 대표이사 후보 심사대상자를 면접·심사한다. 다만 대표이사 최종 1인은 KT 이사회가 확정한다. 공정성을 위해 KT 사내이사진은 선임 절차에 참여하지 않는다.

KT 이사회가 대표 선임 절차를 3차례나 진행하는 건 이례적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연임 적격’ 평가를 받은 구 대표가 스스로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고 경선을 자처하며 한 차례 ‘리셋’된 바 있다. 이에 이사회는 내외부 인사 27명을 심사해 구 대표를 재차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이 같은 절차에도 불구하고 KT 지분 9.9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후보 결정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대표이사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도 “소유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작동돼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KT 차기 대표 선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업계에선 구 대표 연임이 무산, 디지코 KT가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 대표가 2020년 취임 직후 추진한 디지코 전략은 지난해 최대 실적으로 돌아왔다. KT의 연간 매출이 1988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25조원을 넘어섰다. KT는 실적 발표 이후 “앞으로도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개선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일찌감치 새 진용을 꾸린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달리 여전히 조직개편 및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