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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처분으로 시간 벌고 광속매각으로 반격나선 이수만…‘방시혁 vs. 김범수’ 대결로 번지나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

[헤럴드경제=권제인·김성미 기자]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가처분 신청을 한 데 이어 하이브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에스엠 경영권 분쟁이 ‘하이브-이수만’ 대 ‘카카오-에스엠’ 구도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로선 에스엠과 카카오가 경영권 분쟁에 선을 긋고 있지만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브는 10일 이 전 총괄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면서 에스엠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8.47% 중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또한 에스엠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선다. 최대주주 지분과 마찬가지로 주당 12만원 가격에 최대 25%까지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은 최대 39.8%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 전 총괄과 하이브의 지분 매각은 에스엠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전부터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괄이 본인이 선임한 이사회에 대해 영향력을 잃으면서 지분 매각 대상을 찾아왔다는 분석이다. 이에 에스엠 경영진은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로 이 전 총괄의 지분율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 전 총괄은 유상증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고, 하이브에 대한 지분 매각까지 추가로 결정했다.

▶이수만, 경영권 압박에 지분 매각 대응 ‘오스템 방식’=경영권 갈등에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으로 대응하는 강수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선택해 성공한 방식이다.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의 내부 통제와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경영권을 압박해왔다. KCGI는 지분을 6.92%까지 확대하며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은 본인에게 우호적인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매각하며 맞대응했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파트너스가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중 9.61%를 공개 매수했다. 또한 최대주주 지분과 동일한 19만원으로 지분 15.4~71.8%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승리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분 매수는 오는 24일까지로 계획돼 있으나 오스템임플란트 2대 주주인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 등이 공개 매수에 응하면서 최소 목표치인 15.4%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처분 신청 결과에 카카오 대응 달라지나=향후 경영권 분쟁은 이 전 총괄이 에스엠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 전 총괄은 이번 신주 발행이 경영상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현 주주의 권리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행해져야 하는데 이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이 회사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는 가처분 신청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달 초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카카오의 투자가 무산돼 하이브의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기각될 경우 주주총회 표 대결 가능성까지 전망된다.

현재로선 이 전 총괄 측과 현 경영진 측 모두 압도적인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를 비롯해 에스엠 등기임원이 보유한 주식은 모두 합쳐도 0.66% 수준에 불과하다. 그 대신 5%가량의 지분을 가진 KB자산운용과 1%를 소유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소액주주 등이 현 경영진의 편에 설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지난해 약 4% 지분을 인수한 컴투스는 이 전 총괄의 우호세력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이 무산되는 만큼 양 진영이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에는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공개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선 카카오와 현 이사진 모두 유상증자는 사업적 제휴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카카오의 에스엠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에스엠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모든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에스엠 매각설은 이전부터 계속돼온 만큼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10일 콘퍼런스 콜에서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는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하고자 논의해왔다”며 “양사의 IP(지식재산권) 및 콘텐츠 역량을 강결합해 다양한 시너지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 대표는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포괄적 사업 협력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인은 이날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 결정에 대한 입장발표문에서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 12만원은 SM 3.0 멀티프로듀싱 전략 실행 시 기대되는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 여력 그리고 비핵심 사업, 비영업자산, 내부 거래 정리를 통한 효율화 업사이드 고려 시 너무 낮은 가격이므로 공개 매수 가격 대폭 인상돼야 한다”며 “(하이브는) 이사회 장악, 경영권 확보 목적이고 에스엠·하이브 주자 간 이해상충 소지가 있어 25% 지분이 아니라 일반투자자가 보유한 지분 전체에 대해서 공개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yre@heraldcorp.com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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