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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팀 왜 안오냐 실랑이, 경찰이 실탄 쏘기도” 튀르키예 아비규환
9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에서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에 의해 구조된 2세 소녀 루즈가 가족 품에 안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여기 왜 빨리 구조차, 구호팀이 안 오느냐'고 실랑이가 빚어지고, 이런 가운데 경찰이 실탄을 쏘기도 하고…. 저희가 그런 것을 목격했습니다."

튀르키예 교민 박희정 씨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 이후 상황을 설명했다. 9일(현지시간) 기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2만명을 넘은 상황이다.

박희정 씨는 "일단 생명 신호가 잡히는 곳부터 구조팀이 가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많이 무너져있는 건물을 다 수색하기에는 너무 역부족"이라고 했다.

이어 "부모와 일가 친척이 있는 건물을 떠나지 못하는 분이 많다"며 "여러명의 생존자가 구조됐다는 소식에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그 건물 앞을 지키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마음이 굉장히 격해져 있다"며 "감정적으로 그렇고, 실랑이가 벌어지다보니 그 사람들도 흉기를 꺼내들고 이를 제지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실탄을 2발 쏘고, 저희도 사실 그 옆에 있다가 혼비백산이 돼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많은 인력이 투입됐다고 해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잔해 안, 건물 안에 깔려있다"며 "그 사람들을 꺼내지 못해 애통해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것에 비교하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일가 친척이 잔해에 깔려있는 것을 아는데도 구조자가 오지 않는다면 그 심정은 흉흉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시비가 붙을 수 있고, 저희가 장을 보는 시장은 거의 무법천지"라고 했다.

나아가 "낮에도 청년 4~5명이 빈집을 다 털고 있다"며 "그렇게 물건을 털다보면 시비도 붙고, 사실은 제가 있었던 집도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시에서 한 여성이 머리를 싸매고 흐느끼고 있다. 지난 6일 시리아와 맞닿은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본진 이후로 튀르키예 10개 주와 시리아 등 인접국들에서 약 150회의 여진이 감지됐다. 연합뉴스

박 씨는 "사실 1999년 지진 이후 법적으로 (건물에)내진설계가 무조건 되도록 돼있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많이 무너진 건, 30년도 안 된 건물들조차 정말 참혹하게 많이 무너졌다"며 "이런 것들이 미비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한편 규모 7.8과 7.5의 두 차례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난리통이 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을 넘긴 터라 희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추정 중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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