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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핑크플로이드’ 79세 원년 멤버 유엔서 ‘휴전’ 호소…우크라 “기타나 계속 쳐라”
러시아 초청으로 유엔 안보리서 연설 “침공 도발” 양비론 펼쳐
우크라 대사 “러 선전 도구 됐다·옛 팬들이 슬퍼할 것” 비꼬아
'핑크 플로이드' 전 멤버 로저 워터스가 8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 침공을 도발한 자들을 규탄한다"고 밝히고 있다. [AFP 유튜브채널]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영국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창립 멤버인 로저 워터스(79)가 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호소했으나, “러시아 침공을 도발한 자들을 규탄한다”며 양비론을 펼쳐 서방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워터스는 러시아의 초청을 받아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워터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법이며, 나는 이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한 바 있다”면서도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침공은 아무 이유 없이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도발한 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워터스는 또한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은 우크라이나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가 8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에서 로저 워터스가 연설하는 도중 휴대전화를 만지며 짐짓 딴청을 부리 있다. [AFP 유튜브채널]

그는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도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 러시아와 반대편에 있는 나라 대표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리처드 밀스 주유엔 미국 대표부 부대사는 “음악인으로서 워터스의 자격은 인정하지만 군비 축소나 유럽 안보 문제를 논하는 전문가로서 자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 ‘어나더 브릭 인 더 월(벽의 또 다른 벽돌)’을 빗대 “러시아가 세운 허위정보와 선전의 벽에서 워터스가 또 다른 벽돌이 된 것을 보면 옛 팬들이 슬퍼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키슬리치야 대사는 이어 "기타나 계속 쳐라. 안보리의 임무 수행 방식에 대해 설교하는 것보다 더 잘 어울린다"고 했다. 또한 과거 핑크 플로이드가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반대했던 점을 들어 "또 다른 침략에 대해선 은폐하려 한다"며 "위선이 아니라면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페리트 호자 유엔 주재 알바니아 대사는 "워터스가 자유국가인 미국 뉴욕에 있다는 것이 매우 다행"이라며 "그가 만약 러시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이라고 말했다면 즉시 감옥에 갇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터스가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워터스는 지난해 8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불을 지폈으며 "엄청난 범죄"라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미국은 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협상에 나서라고 부추기면 안되나. 사람들을 죽이는 이 끔찍한 전쟁에서 필요한 걸 없애면 되는데"라며 미국의 무기 제공을 비난했다. 또 "중국이 캐나다나 멕시코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미국은 어떻게 반응하겠냐"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을 드는 러시아 입장을 옹호했다.

한편 핑크 플로이드의 또 다른 멤버 데이비드 길모어의 아내이자 핑크 플로이드의 곡을 작사한 폴리 샘슨은 최근 트위터에서 "(워터스는)반 유대주의자이자 푸틴 옹호자"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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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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