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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 돈 좀 버나 했더니 중국 때문에…” K조선 흑자 막는 ‘3가지 벽’ [비즈360]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도크의 모습.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연초 수주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간 실적 발표에서도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10년 만의 ‘슈퍼 사이클’(수주 초호황)에 진입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최대 경쟁 상대인 중국의 거센 약진 등이 조선업계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는 악재로 꼽혀 국내 조선 기업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업계와 각 사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1월 한 달 동안 37억7000만 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하며 올해 목표(157억4000만 달러)의 24%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 수주를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95억 달러)에 21%를 채웠다. 대우조선해양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을 놓고 발주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 개선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 기준 355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1조3848억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을 대폭 개선했다.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1.7% 증가한 17조30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LNG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매출 비중 증대로 수익성 역시 또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 결과 증권가에서는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대다수 기업이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국조선해양 8858억원, 현대중공업 4225억원, 대우조선해양 2207억원, 삼성중공업 1161억원 등이다.

하지만 실적 순항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먼저 중국 조선업계의 수주 증가는 주시해야 할 이슈로 꼽힌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 1월 기준 한국 조선사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2.7%로 전년 동기(40%)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 조선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46.6%에서 57.4%로 급등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는 ‘2025년 품질 강국’을 목표로 ‘질량(품질)강국 건설 강요(綱要)’안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중국이 다시 제조업 굴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주목할 변수다. 2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에서 1260원 사이에서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할 때는 달러로 수주하지만, 매출과 이익은 원화로 인식해 계산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분기 환율 급락으로 외화 관련 4234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인력 부족 문제도 조선업계를 옥죄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업 현장에 약 1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작년말부터 외국인 인력이 현장에 긴급 수혈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난 관련 정부의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상승과 업계의 인력난, 시장 예상보다 빠른 환율 급등락, 수주잔고와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나치게 높은 눈높이 등이 (실적 개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보다 더 긴 시각에서 실적 개선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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