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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타임도 촉박”…사망자 7800명, 강추위에 구조 난항[튀르키예 강진]
WHO “시간과의 싸움…생존자 찾을 가능성 급감”
사고 현지 영하 강추위…48시간 내 저체온증 사망 우려
세계 65개국 지원 밝혀…전쟁 중인 우크라도 구조팀 파견
강진이 덮친 터키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생존자가 구조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78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은 빠르게 줄고 있다. 피해 규모가 워낙 광범위한 탓에 구조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강추위까지 몰아치면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78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에서는 5894명이 사망하고 3만4000명 넘게 부상을 입었다. 시리아 역시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에서만 812명이 사망하고 144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또한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최소 1020명이 사망하고 24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피해를 본 10개 주를 재난 지역으로 설정하고 3개월 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 지역에 5만명이 넘는 구호인력을 파견하고 53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건물 더미에 깔린 시민들을 구조할 골든타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분, 매시간이 지나면 살아 있는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터키 남서부 지역이 영하의 강추위에 시달리자 이재민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앉아있다. [로이터]

생존자들은 영하의 강추위 속에 생사의 기로를 헤맬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이날까지 영하의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진의 진앙지인 가지안테프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 됐다.

영국 BBC는 “앞으로 24시간이 사실상 골든타임으로 생존자를 발견할 마지막 기회”라며 “48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한겨울 추위와 계속해서 내리는 눈으로 생존자들이 피난처를 찾지 못하고 노숙하고 있어 이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각국의 구호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지금까지 65개국이 구호 지원에 착수하거나 지원 의사를 밝혔다.

미국 델라웨어 공군기지에서 터키 및 시리아 지진 피해 구호 물자가 수송기에 실리고 있다. [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각각 79명으로 구성된 2개의 수색·구조팀을 보냈다.

중국은 튀르키예에 1차로 4000만위안(약 74억원) 상당의 긴급 원조를 하기로했다. 일본은 75명 규모의 구조대를 튀르키예에 파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총 118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를 현지로 급파했다.

유럽연합(EU)도 12개국 이상의 회원국이 지원에 나섰다. 에게해를 두고 수십년 간 대립해온 그리스도 구조인력 20여명을 파견했다. 튀르키예의 반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이 늦어지고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 역시 지원에 동참했다.

심지어 자국이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마저 87명으로 구성된 구조대를 튀르키예에 보내기로 했다.

한편 시리아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시리아 지진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지만 시리아는 적대 관계인 이스라엘의 지원은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유엔은 시리아로 구호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국경지대 바브 알하와 주변 도로가 지진으로 파손되면서 물자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아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많은 국가 정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비정부기구(NGO)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4년 결의안에서 제시한 방식에 따라 지난 9년간 튀르키예에서 바브 알하와를 통해 시리아에 구호 물자를 전달해 왔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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