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잔해 속에 17시간 동안 깔려있던 자매. [트위터 @AlmosaZuher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78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잔해에 깔려 17시간 동안 어린 동생을 지킨 소녀의 모습이 공개돼 주변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7일(현지시각) 시리아 현지 기자 주허 알모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언니로 보이는 한 소녀가 동생을 안고 잔해 밑에 힘겹게 깔려있는 17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이 소녀는 동생의 머리를 팔로 감싸며 구조 요청을 하고 있다.

알모사 기자는 "자매가 잔해에 17시간 동안 깔려있었다"면서 "이 소녀는 구조대원이 다가오자 '제발 저와 동생을 꺼내주세요, 그러면 당신의 노예가 될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매는 다행히 구조대의 도움으로 잔해 속에서 빠져 나왔으며, 시리아 북부의 의료센터로 옮겨져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잔해 속에서 구조된 시리아 자매가 의료센터에 옮겨져 회복 중인 모습. [트위터 @AlmosaZuher 캡처]

한편 '노예가 되겠다'고 했다는 소녀의 말을 두고 일부 누리꾼은 알모사 기자가 번역을 잘못한 것 같다며 "소녀는 노예가 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뭐든지 할게요'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지진 발생 이틀째인 7일 구조 당국과 민간 구호단체 등은 추위와 악천후 속에서 필사적인 생존자 수색과 구조를 이어 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뒤흔든 규모 7.8과 7.5의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는 5894명이 사망하고 3만 4000명 이상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시리아에서는 최소 193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도 사망자가 수천명 단위로 계속 늘 것이라며,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