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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장교 “우크라 포로 고문하는 것 직접 봤다”
러시아 육군 중위 출신의 콘스탄틴 예프레모프 [ABC방송 캡처]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전직 러시아 육군 장교가 우크라이나 포로를 상대로 러시아가 고문을 자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5일(현지시간) 미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육군 중위 출신의 콘스탄틴 예프레모프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포로들을 때리고 성폭행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고문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목격한 것이 세상에 알려지고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한다”며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개월 간 우크라 남부 지역에서 복무한 뒤 전역을 신청한 예프레모프는 재소집 위협이 고조되자 러시아를 탈출해 모처에 머물며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상태다. ABC방송은 33세인 그가 공개적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러시아 장교 가운데 가장 고위급이라고 설명했다. 예프레모프는 총 9년간 군 복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프레모프는 우크라 점령지에 주둔할 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포로의 팔과 다리에 총을 쏘는 등 심문 과정에서 잔인하게 고문했다고 밝혔다. 술에 취한 대령이 우크라이나 저격수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고문은 일주일 가량 이어졌다.

예프레모프는 고문으로 부상을 당한 우크라이나 병사를 다른 러시아 장교와 협력해 러시아 군병원으로 몰래 옮겼다고 밝혔다. 군의관들이 치료를 거부하거나 러시아 군인에 의해 추가로 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군복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 병사는 며칠 수 깁스를 하고 돌아왔지만 고문을 자행한 대령이 또 우크라이나 병사를 때렸다고 말했다.

예프레모프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지역 사진. 예프레모프는 사진에 보이는 건물에서 포로를 상대로 러시아군이 고문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병사 3명에게 크래커와 물만 줬으며 이들은 일상적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자신과 일부 러시아 군인들은 포로를 돕기 위해 음식과 담배를 몰래 건넸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내가 얼마나 인간적인지 말하려고 이를 밝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그곳에 있지 말았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예프레모프는 당초 체첸 지역에 주둔하던 소속 부대가 지난해 2월 10일 크름반도에 도착해 우크라이나로 진격할 때만해도 훈련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시작일 아침 포성이 들리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위 장교들조차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에서 나오기로 결심하고 지휘부에 전역을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배신자, 겁쟁이 취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속된 비극적인 현실에 택시를 잡아 타고 체첸의 본래 기지로 돌아가 전역을 공식 처리하려 했다. 자칫 탈영 혐의로 투옥될 수 있다는 위협에 다시 부대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러시아군으로부터 의무를 저버렸다는 이유로 조기 전역 당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BBC방송과도 인터뷰를 한 예프레모프는 고문 사실과 함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약탈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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