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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주가 현대엘베 본사 유치한 뒷얘기는 책 한권 쓸 정도”
대안력·정보전 총동원 종합 결과
지난해 3조1000억원 투자 성과물
도로 교통망·철도망 확연히 우위
굴지 대기업 유치 역사적 첫 사례
조길형 시장은 2일 오전 충주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열린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유치 내용을 말씀드리면 거의 책을 한 권 쓸 정도 된다”고 그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상섭 기자

조길형 충주시장은 지난해 이전이 완료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유치 뒷얘기를 전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책 한권 쓸 수준’이라고 했다. 치밀한 물밑 정보전과 충주시가 가진 대안 제시력, 인프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최고의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조 시장은 지난해 3조원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탑티어(top-tier) 급이다. 수소 파워팩 센터 등 줄잡아 십수개의 각종 기구·단체·기업 유치에도 성공했다. 탁월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권한이 부족해서라 했다. 조 시장은 ‘중앙정치의 꿈’을 묻는 질문에 “자신있다”고 답했다.

조 시장은 2일 오전 충북 충주시청 시장실에서 헤럴드경제 취재진과 만났다. 조 시장과의 첫 질문은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유치’ 스토리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2월 경기도 이천에서 충북 충주로 본사 이전을 완료했다. 본사직원 2600명 규모의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목표치(2021년 1조8259억원)도 제시했다. 충주를 제2의 터전으로 잡아 ‘글로벌 톱5’의 꿈을 이루겠다는 것이 목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본사를 옮긴 것은 창사 40년만에 처음이다. 조 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유치를 비롯, 지난해 충주 발전의 확실한 이정표를 세웠다.

조 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유치 내용을 말씀드리면 거의 책을 한 권 쓸 정도 된다. 원래 현대엘리베이터는 원래는 다른 곳으로 이전을 계획했었는데 거의 결정이 된 상황에서 우리가 정보를 입수했다. 계획이 수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정보였다”며 “충주시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저 계획이 바뀌게 되면 충주시가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만한 준비를 해서 현대엘리베이터도 납득할만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우리의 계획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도 충주의 미래 가능성을 충분히 살펴본 뒤 결정했던 일이다. 특히 무엇보다 직원들 생각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회사가 본사를 옮기면 이사를 와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대엘리베이터 직원 분들이 충주로 와서 직접 보더니 ‘생각보다 좋다. 인프라도 좋다’고 했었다. 인프라도 좋고 미래의 가능성도 좋고 또 자연환경 등 지방 도시 중에서는 갖출 걸 많이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이어 “현대엘리베이터의 본사와 공장, 물류센터까지 포함한 스마트캠퍼스를 제5일반산업단지에 유치한 것은 충주로서도 굴지의 대기업을 유치한 역사적인 첫 사례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기업을 유치했다는 데에 그치지 않고 누구라도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찾아올 중부내륙 신산업도시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며 “현대엘리베이터는 언택트 조작, 홍채인식, 충돌감지 보안, 스마트 원격호출 등 다양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첨단기술이 집약된 미래신산업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충주시에서도 승강기 산업을 지역에서 집중 육성할 5대 신산업으로 선정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궤를 같이 하는 수백여 개의 협력사까지 충주를 새 고향으로 삼아서 또 한번의 경제적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의 업적 설명이 이어졌다. 조 시장은 “지난해 충주시는 3조1000억여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여전한 와중에 이룬 성과라 더 자랑스럽다”며 “수소 파워팩 센터, FITI연구원, XR지원센터, 수소특구, 뿌리산업 특화단지, 북부권 혁신지원센터 등 신성장 산업 육성을 지원할 다양한 연구시설·기관을 확보해 신산업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와 드림파크, 비즈코어시티, 법현, 엄정, 금가 산업단지도 순차적으로 완성해 더 많은 우량기업이 적기에 찾아올 터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여전히 배고프다. 그는 “다른 기업들도 충주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해야 한다. 충주가 제일 인정받고 있는 것은 최근 도로 교통망이나 철도 교통망이 확연히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도시들 가운데 부지 용지값이 여전히 적절한 수준이라는 점”이라며 “세 번째는 인프라인데 전기나 수도, 물 이런 것은 아주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그런 유틸리티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이어 “마지막으로 노사 문제 역시 충주는 안정적이다. 지역 분위기가 협력적이고 평온하다는 그런 장점이 있다. 그런 점들을 적극적으로 부각을 하고 살림살이를 좀 알뜰하게 해서 경제적인 지원도 과감하게 할 땐 좀 과감하게 하는 방식으로 기업들 유치에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장의 고민이기도 한 ‘인구유입’ 문제다. 조 시장이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유치에 힘을 쏟고, 기업들이 충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국가정원을 설치하고, 시민골프장을 설립하는 등 각종 편의시설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은 결국 ‘인구 유입’을 높여 충주를 발전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업 유치가 수단이라면 인구 유입이 1차 목표가 되고, 이를 통해 충주를 발전한 도시로 만드는 것은 조 시장의 최종 지향점인 셈이다.

조 시장의 ‘인구고민’은 오래된 것으로 보였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인구 늘리는 얘기를 하면 다른 도시에서 뺏어 온다는 얘기 밖에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어디든 애를 안 낳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인구가 감소되는 나라인데 감소되는 나라에서 인구를 어떻게 늘리겠나. 결국은 옆 동네에서 빼앗아오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충주시도 가만히 놔두면 연간 2000명이 자연 감소하는 도시다. 이게 줄어들지 않는 것만 해도 기특한 상황이다. 충주시의 연간 출생자 수는 900명이고 사망은 1800명이다. 출생·사망 요인만 봐도 마이너스가 900명이다”며 “대학가려고 나가는 인원까지 합하면 한해 줄어드는 인구 수가 2000명이나 된다. 그래도 2000명 가량을 외지에서 받아 지금 충주시가 인구 유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충주가 꽤 저력이 있고 기특한 도시라고들 한다”고 설명했다.

조 시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충주시장 3선에 성공했다. 조 시장은 ‘충주시장으로서 최고 업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측 가능한 행정 원칙’을 세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원칙이 무엇이냐. 그것은 ‘누가 와도 되는 것은 되고 누가 와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 충주시’라는 것을 만든 것”이라며 “남의 일을 가지고 들어오는 브로커들을 다 막았다. A가 공장을 짓는데 왜 개발과 관계 없는 B가 서류를 들고오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그리고 인사청탁 절대로 받지 말라고 했다. 청탁을 배격하고 공정하고 원칙적인 행정을 했다. 그렇게 8~9년을 같은 가치를 가지고 노력을 했더니 이제는 어느정도 자리가 잡혔다”며 “그랬던 노력 덕분에 2018년 전국에 민주당 바람이 불었을 때에도 나는 재선이 됐다. 지난해 6월에는 3선에도 성공했다. 국회의원 3선 보다 시장 3선이 몇 배 어렵다”고 말하며 웃었다.

조 시장은 “3선을 한 다음 6개월이 지난 뒤인 지난해 말, 지역 언론사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60% 가까운 분들이 저에 대해 긍정평가를 내려주셨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시청이나 군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일관성있는 그래서 예측 가능한 리더를 좋게 평가한다. 리더의 성격이 원만하든 빡빡하든 이런걸 떠나서 일관성있고 예측 가능하고, 또 정의라는 원칙에 맞으면 직원들 역시 그 리더를 따른다”고 덧붙였다.

조 시장은 ‘중앙정치’의 꿈을 묻는 질문에 일단은 공을 시민들에 돌렸다. 조 시장은 “시민들의 뜻이다. 내 욕심대로 하는 것은 맞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시장은 “지금 국회의원들을 보면 행정전문가들이 거의 없다. 지역 밑바닥 민심을 본인은 안다고 얘기 하지만 구청장만큼 알지도 못하고 알 수가 없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저는 자신 있는 분야가 많다. 국가의 안전 문제나 농촌의 문제, 농업의 문제 등이다. 국회에서 법률을 통하거나 제도를 통해서 혁파해야 하는 문제들이 꽤 여러 개가 있다”며 “이건 진짜 맡겨만 준다면 6개월이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자신 있는 분야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이태원 사고와 세월호 사건 등을 언급하며 “모두가 각자의 할 일만 해서 생겨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강문규·홍석희 기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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