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현대백화점 사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 = 이정환 기자] 최근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외국인 매수세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선 오는 1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수년간 저평가 받아온 현대백화점 기업가치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6만41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보다 2.56% 상승 마감했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분할 후 자사주 소각 및 배당정책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주주환원정책 발표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16일 인적분할 추진 발표 당시 6만600원이었던 주가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말 분할 이전의 흐름을 회복하더니 지난달 31일 주주환원정책 발표 당일에는 6만1600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어느새 6만4000원대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시장에선 무엇보다 최근 현대백화점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뚜렷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3일 기준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보유율은 25.17%로, 분할 추진을 발표한 지난해 9월 16일(21.08%)과 비교해 4% 이상 지분이 확대됐다.
특히 같은 유통업종인 신세계, 롯데쇼핑과 비교하면 외국인 유입 흐름이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신세계의 경우 외국인 보유율은 27.76%에서 25.90%로 1.86%p 감소했고, 롯데쇼핑은 12.17%에서 12.56%로 0.39%p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여파로 유통업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백화점에 관심이 높다는 건 그만큼 인적분할 이후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침체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백화점에 관심을 갖는 건 인적분할이 향후 기업가치 제고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다수의 국내외 기관 및 투자자들을 상대로 IR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분할 이후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현대백화점의 명확한 계획을 요구하는 의견을 적극 수렴해 이를 발표한 것"이라며 "많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인적분할과 주주친화정책을 바탕으로 현대백화점의 기업가치를 제고시키겠다는 회사의 의지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전향적인 주주환원정책 추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오는 10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에서의 인적분할 안건 통과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의 주주환원정책 발표가 이번 분할에 다소 의구심을 갖고 있던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인적분할 안건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일부 개인주주와 외국계 헤지 펀드 등에서 반대 의견이 있으나, 국내 중대형 기관투자자들은 대부분 찬성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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