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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시총 1년새 90조 증발” 반도체 ‘톱3’ 중 나홀로 3년 전으로 [비즈360]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톱3’ 반도체 상장 기업 중 유일하게 3년 전 수준의 몸값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속화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악화에 따른 ‘K-반도체’ 위기를 직격탄으로 맞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힘쓰지 못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헤럴드경제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의뢰해 확보한 글로벌 반도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1월 31일 기준)의 시총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 시총은 3320억3600만달러(약 410조원)로 현재 글로벌 3위이다. 그런데 최근 이 시총은 3년 전(2020년 1월 31일)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당시에는 3137억7870만달러(약 389조원)의 몸값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시총이 2019~2021년에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최근 1년간 754억5790만달러(약 93조원) 가량 증발한 탓이다.

이같은 시총은 글로벌 1·2위인 반도체 상장 기업들의 성장세와 비교할 때 한참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4808억560만달러(약 592조9000억원)로 글로벌 시총 1위인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는 3년 전에 1446억9520만달러(약 178조5000억원) 규모였다. 최근 1년 사이에 1313억4440만달러(약 162조원) 규모 시총이 증발하긴 했지만, 여전히 3년 전에 비해 2배가 넘는 몸집이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1위인 TSMC의 경우 시총으로는 글로벌 2위이다. TSMC는 4503억5840만달러(약 555조3000억원) 규모인데, 불과 3년전만 해도 2731억8590만달러(약 336조9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3년전과 비교할 때 엔비디아와 TSMC는 2~3배 가량 몸값이 높아진 반면, 삼성전자만 당시 수준으로 시총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 뿐 아니라 SK하이닉스 역시 시총이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493억5510만달러(약 63조원)를 기록, 글로벌 반도체 상장사 17위 규모다. 이 회사 역시 3년 전 시총이 534억170만달러(약 67조원)로 최근과 별 차이가 없다.

메모리 중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가 시장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적자 전환되고,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 적자 규모가 지난해 4분기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 평균가격은 전분기보다 13~18%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모바일·가전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 악화로 인해 D램 공급 업체의 재고 압박이 여전하단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총 100대 기업에 속하는 기업 중 한국 기업은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00대 기업 중 중국이 41곳, 미국이 32곳, 대만이 9곳, 일본이 7곳에 이르는 것과 대비된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 수요부진, 미중 패권 전쟁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삼성전자 등의 시총이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모습”이라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시설투자,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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