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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천만원 화끈한 보너스 주더니, 5시간만에 나가” 회사 돌변 무슨 일이
[123RF]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복지 좋기로 소문난 회사였는데…40명 해고 실화인가요?” (IT업계 직원)

“이직 준비하고 있었는데 ‘조상신’이 구했네요…평판이 좋지 않은 회사를 누가 가려고 하겠어요” (게임사 직원)

월급의 400% 보너스에 자사주 최대 2000만원을 보너스로 지급해 화제가 됐던 모바일 게임 ‘쿠키런’의 개발사 데브시스터즈가 최근 신사업 정리 과정에서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도마에 올랐다. 코로나19 게임 특수가 끝나고 실적 부진이 현실화되자 빠르게 늘어난 인건비가 부담으로 작용, 인력 감축에 돌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30일 쿠키런 지식재산권(IP) 기반 플랫폼 ‘마이쿠키런’을 철수하며 해당 부서 팀원 40여명에게 당일 퇴사를 통보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해고가 아닌 조직개편이라고 해명하며 해당 직원들이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직장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폭로글 [블라인드 캡쳐]

그럼에도 업계에선 회사의 통보 방식이 사실상 해고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게임사가 사업을 중단하면 소속 직원들을 전환 배치해 권고사직을 압박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후에도 해당 직원들의 업무용 메신저 계정을 정지시키고 일괄 유급휴가 처리를 해 고용 보장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러한 입장 변화에 직원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사가 호실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2021년 데브시스터즈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5년부터 매년 적자를 이어오다 ‘쿠키런: 킹덤’의 전세계 흥행에 힘입어 흑자전환했다. 이에 ‘만년 적자’로 고생하던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하며 화제가 됐다.

당시 데브시스터즈는 월급여의 400%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신규 프로젝트 소속 직원에겐 격려금을 추가로 줬다. 경영 성과에 따라 자사주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스톡그랜트’도 도입했다. 이밖에 임직원 전용 운동 시설, 과일 정기 배송 서비스, 1:1 심리 상담 등 다양한 직원 복지로도 업계에서 부러움을 샀다.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와 대표 지식재산권(IP) 쿠키런 [헤럴드DB]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쿠키런: 킹덤이 경쟁작들에게 밀려 입지가 줄어들자 수익성이 악화됐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3분기 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직전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 전환했다.

신작 개발과 사업 확대에 따른 급격한 인건비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 12월 147명이었던 데브시스터즈 직원 수는 2021년 3분기에 615명, 지난해 3분기엔 859명로 224명 늘었다. 이에 따라 인건비가 121억원에서 175억원으로 44% 폭증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데브시스터즈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년8개월로 게임 업계에서 짧은 편에 속한다. 게임사의 특성상 평균 근속연수가 높지 않은 것을 고려해도 2년에도 채 미치지 못해 인력 이동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요 게임사의 근속연수는 웹젠 6년4개월, 엔씨소프트 6년, 넷마블 4년2개월, 컴투스 4년, 넥슨게임즈 3년7개월, 카카오게임즈 3년7개월, 펄어비스 3년1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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