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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덜익은 산수유와 냉해동 오미자의 반전, 아세요?
농촌진흥청이 논문으로 밝혀낸 상식 파괴
산수유는 덜 익었을때가 항비만효과 좋아
오미자는 얼렸을때 여러가지 활용도 높아
미숙과 효과 관련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
장귀영 연구사 “연구결과 농가 도움했으면…”
산수유 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정리)·글=양정원 웰니스 팀장]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산수유는 덜 익었을 때, 오미자는 얼렸을 때 효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식을 뒤집은 것 같은 이 논리는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산수유 미성숙과를 이용한 항비만 소재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냉해동 처리에 따른 오미자 담금주의 추출 특성에 관한 논문 등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했다고 31일 밝혔다.

산수유와 오미자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국민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약용 열매이다. 산수유는 기호성(9.14%)보다는 기능성 측면(혈관건강 38%, 면역증진 20.86% 등)에서 주로 소비된다. 오미자는 기능성(혈관건강 26.35%, 면역증진 22.96% 등)과 기호성(22.19%)의 비중이 비슷하다. 이에 농진청은 산수유의 경우 기능성 측면에서 수확시기에 따른 항비만 효과와 주요 기능성분 변화를, 오미자의 경우 쉽게 부패하는 생오미자의 특성을 고려해 저장과 유통 편이성, 가공적성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담당자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장귀영 농업연구사에 따르면, 산수유는 10월 말에서 11월 중순에 수확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9월에 수확한 미숙과가 가장 우수한 항비만 효과와 높은 기능성분 함량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수유 미숙과는 10~12월에 수확한 것과 비교해 지방 생성을 두세 배 억제했다. 지방 생성과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도 미숙과가 가장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모로니사이드, 로가닌 같은 산수유의 대표적인 기능성분 함량도 미숙과가 11월 수확한 것보다 각각 67%, 35% 높았다.

미숙과의 우수한 기능성은 사과, 복분자 등 다른 열매에서도 입증된 사례가 많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산수유는 수확시기에 따라 비만 평가와 주요 기능성분에 대한 분석에서 9월에 수확한 미숙과가 가장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산수유는 용도에 따라 수확시기를 달리할 필요성이 있으며, 특히 기능성을 활용한 식의약 소재의 개발에는 미숙과가 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음료로 즐겨 먹는 오미자청(당절임)에는 주로 생오미자가 쓰인다. 생오미자는 건오미자와 비교해 더 풍부한 맛과 향을 보여 음료로 사용하는데 적합하다. 그러나 짧은 기간의 수확(문경 지역 기준 8월 말~9월 중순) 후 쉽게 물러지고 부패해 저장, 유통, 가공에 어려움이 많다. 이에 따라 냉동이 불가피하다. 일반 과실의 경우 냉동은 물성 변화라는 큰 약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오미자는 오히려 과육과 과피의 조직 파괴가 추출을 촉진해 오미자청과 담금주 같이 추출에 기반을 둔 가공에선 높은 추출 수율로 품질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오미자 이미지.

실제로 냉해동을 반복한 오미자는 담금주를 만들었을 때 항산화 효과와 관련된 페놀 함량이 생오미자보다 1.2~1.5배 높았다. 신경 보호, 항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시잔드린 성분은 4.1~8.5배 높았다. 가공품의 시각적 품질에 영향을 주는 색소 추출량에서도 2.5~3.5배 높은 색도를 나타냈다. 따라서 생오미자의 냉동보관은 저장, 유통, 가공 측면에서 더 안정적이고 우수한 품질의 가공품을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오미자는 냉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파괴로 추출 수율은 높아지고 추출 시간은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냉동보관은 농가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저장법이다. 수확 후 저장과 유통 과정에서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장기간 저장이 가능함에 따라 연중 상시로 판매, 가공할 수 있어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식품산업의 규모는 2013년 157조원에서 2017년 218조원, 2019년 270조원으로 매년 지속 성장했다. 반면 국산 원료의 사용 비중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1%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산 원료의 사용을 늘리기 위해선 원료에 대한 신뢰성과 함께 국산 원료에서 확보할 수 있는 차별점이 존재해야 한다. 산수유와 오미자의 경우 특화된 재배 지역이 있어 우수한 품질의 표준화된 원료 확보가 용이하고, 용도에 따라 수확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오미자와 같이 생과가 건조 열매보다 우수한 가공적성을 갖는 경우에는 생과의 확보가 쉽지 않은 수입 원료와 비교해 활용가치가 높다. 따라서 기능성이 우수한 산수유 미숙과와 냉동을 통해 저장, 유통, 가공할 수 있는 오미자는 농가와 식품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귀영 농업연구사는 “특용작물과 관련된 가공이용 기술 개발 연구를 하면서 재배농가나 작은 규모의 업체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해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특별한 시설이 없어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농가와 업계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7toy@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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