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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재집권 한달만에 중동 긴장↑…고민 커진 美
블링컨 국무 “‘두 국가 해법’ 위협하면 이스라엘 안보 위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극우파 네타냐후 정권이 들어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이란에 대해 공세 전략을 펼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극도의 긴장상태에 빠져 들고 있다. 전통적 동맹관계 유지와 중동 정세 안정 사이에서 미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중동 순방 두번째 방문지인 이스라엘을 찾은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예방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인 ‘두 국가 해법’을 거론하며 “그 비전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장기적인 안보와 유대인 및 민주국가의 장기적인 정체성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우리가 지금 모든 당사자들에게 차분함을 되찾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언젠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안전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면서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네타냐후 정부가 취하고 있는 대 팔레스타인 정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아랍국가와 이란 등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안보 위기 의식을 이해한다며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이스라엘 군은 요르단강 서안 지구 점령지 내 제닌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와 충돌해 민간인과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 9명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등 20명이 다쳤다. 이에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치안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이튿날에는 동예루살렘 북부의 유대 회당(시나고그)에서 팔레스타인 청년이 유대교 신자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숨지는 등 보복 행위가 이어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정착촌 내 유대인들의 총기 소지를 지원하는 한편 테러범 가족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강경책을 내세우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갈등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남쪽에 위치한 이스파한 시의 군수공장이 소형 드론 3대의 공격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의해 자행됐다고 전했다. 모사드는 2020년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를 암살했고 2021년에는 이란 핵 시설 파괴 공작도 시도했다. 이스파한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러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정부가 주도하는 사법 개혁이 이스라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점도 바이든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입법부(크세네트)가 대법원의 결정을 무효화할 뿐 아니라 고등 법원 판사를 임명할 수 있는 법안을 제안했다. 2019년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직면한 뇌물 수수 및 부패 혐의에 대한 기소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이나 아랍인의 시민적 권리를 제한하고 법원을 통해 이들이 권리를 추구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될 우려가 있다.

제임스 트라우브 뉴욕대 국제협력센터 연구원은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자유주의를 버린 이스라엘은 미국의 확고한 동맹국이 아니라 편의에 따라 움직이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서안 지구 합병, 불법 정착촌 합법화 등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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