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난방비 폭탄이 우리 때문?” 이재명 ‘성과급 줬으니 세금 걷자’ 발언에 한숨 [비즈360]
정유업계 “난방비 폭탄은 원유아닌 LNG 가격 상승에 따른 것”
“해외 횡재세는 원유 직접 시추기업에 해당”
“원유 수입해 정유한 제품 파는 국내기업엔 안맞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정유사와 에너지 기업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국민이 입는 고통을 상쇄해 줬으면 한다. 횡재세도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당한 경영 활동으로 얻은 보상인데 이렇게 눈치 보게 될 줄 몰랐다.”(정유업계 관계자)

정유사들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정치권 주장에 정유업계가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가 반시장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횡재세란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기업에 대해 추가적으로 징수하는 소득세를 말한다.

횡재세가 언급된 배경에는 난방비 급등과 함께 최근 정유업계가 높은 금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점이 있다. 지난해 정유사들은 고유가, 높은 정제마진 등으로 인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2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에 현대오일뱅크는 기본급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GS칼텍스는 기본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LS그룹 계열사로 국내 대표 액화석유가스(LPG) 유통업체인 E1은 2022년 성과급으로 기본급 대비 1500%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성과급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국민들로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의 많은 상여금이 지급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유사가 고유가로 많은 이득을 얻은 만큼, 횡재세를 통해 난방비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더불어민주당은 주장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당한 경영 활동을 통해 이익을 냈음에도, 최근 (횡재세) 논란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 폭락 등 상황에 따라 정유사들은 언제든 적자를 기록할 수 있는데 그때는 과연 적자를 보전해 줄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정유사들은 대내외적인 악재로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20년 정유 4사는 코로나19 여파로 5조원 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실적 악화로 정유사 직원들은 2021년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난방비 폭등으로 악화된 여론을 정유사로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난방비 폭탄은 액화천연가스(LNG) 인상에 따른 것이다. 수입한 원유로 제품을 만드는 정유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해외 사례를 잘못 인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야당은 횡재세 도입을 언급하면서 “유럽에서 관련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에서 횡재세가 도입된 건 사실이지만 이는 원유와 가스를 직접 시추하는 기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원유를 수입해 정유한 제품을 파는 국내 기업 구조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자동차, IT 등 다른 기업들도 목표 실적을 초과 달성하면 상당한 성과급을 지급한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유사가 시황과 관계없이 직원들에게 높은 성과급을 제공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yeongda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