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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백종원의 골목식당’ 청년몰 눈꽃마을 철거…인천 중심상권 ‘신포 문화거리’ 활성화 무색
막대한 예산 사용 대비 성과없이
4년만에 반짝 상권·행정으로 전락
인천 신포문화의거리 ‘청년몰 눈꽃마을’이 4년 만에 철거되고 있다.

인천 ‘신포 문화의 거리’ 활성화 취지에서 조성한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프로그램 장소인 ‘청년몰 눈꽃마을’이 수십억원의 예산을 날리고 4년 만에 철거됐다. 과거 인천의 중심상권 1번지였던 신포동 일대의 침체된 골목상권을 다시 찾자는 취지로 막대한 예산을 들였지만 최근 철거로 인해 오히려 공들여 만들어놓은 관광자원만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25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인천은 지난 2018년 우현로 35(KEB하나은행 뒤편 골목)에 15억원(국비 7억5000만원, 구비 6억원, 자부담 1억5000만원)을 들여 ‘청년몰 눈꽃마을’을 조성했다. 대표적 중심상권이었던 신포동의 침체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다.

중구는 이곳에 사계절 눈이 쌓여 있는 유럽풍 마을을 연상케 하는 눈꽃마을과 푸드트레일러 8대, 광장 및 무대, 고객쉼터 등을 유휴 건물과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설치하고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했다. 창업 꿈을 이룰 수 있게 청년상인들을 위한 사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선정된 청년몰 눈꽃마을은 당시 한 방송사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음식의 맛을 살려내는 청년상인들의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방송 종료 후 관심을 이어가지 못하고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인천 신포동 공영주차장 ‘컬러풀 전광판’이 도로변 불법 광고물로 적발되면서 철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청년몰 눈꽃마을은 화려한 외관만 있을 뿐 문 닫은 푸드트레일러로 적막만 흐르는 곳이 돼버렸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조성사업 취지대로라면 협약 종료 후에도 인천시 중구청이 사후관리해야 했지만 지원 등이 어려워 중구와 청년몰 사업자 간 사업 만료시기인 지난 2022년 말을 끝으로 지난주 철거에 들어갔다.

결국 이 사업은 지난 4년 동안 유휴 건물 및 개인 소유 주차장 사용료 등 월 500만원을 지원하면서 사업비를 포함해 약 17억~18억원 상당의 예산만 낭비하게 됐다.

중구 관계자는 “청년몰 눈꽃마을은 가동률이 저조했고 청년상인들도 제대로 점포문을 열지 않는 등 적극적이지 못해 그동안 운영의 어려움이 컸기에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옛 인천우체국 건너편 신포동 공영주차장 도로변에 설치한 ‘컬러풀 전광판’도 사라졌다. 이 전광판은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의 전수조사 실시 당시 도로변 불법 광고물로 적발되면서 철거하게 됐다. 중구는 지난 8년 동안 전광판 설치비와 유지보수비 등을 포함해 5억~6억원 상당의 예산을 사용했다.

신포동 주민 이모(60) 씨는 “청년몰 눈꽃마을 철거로 인해 ‘신포 문화의 거리’ 활성화는커녕 오히려 신포동 상권만 더 힘들고 우스워졌다”며 “막대한 예산과 백종원 요리연구가를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사라지게 된 청년몰 눈꽃마을은 결국 ‘반짝 행정에 의한 반짝 상권’으로 전락한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인천=이홍석 기자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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