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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 낮은 티셔츠 4억원어치 샀다?…노노갈등 불씨 기아노조 [비즈 360]
1만6000원 티셔츠 품질 떨어지고 비싸
가위로 자른 라벨·구매 방식 문제 제기
집행부 “규정과 절차 맞춰 진행한 사업”
기아 노동조합이 단체 구매한 티셔츠. [기아 노조]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기아 노동조합이 ‘티셔츠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조합비로 구매해 현장 조합원들에게 지급한 반팔 티셔츠가 가격 및 품질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화성공장에서 근무하는 한 조합원은 최근 국민신문고에 기아지부에서 지급한 티셔츠와 관련해 불법성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지부는 지난해 9월경 노조 쟁의기금 약 4억6000만원을 들여 공개 입찰 방식으로 반팔 티셔츠를 구매, 3만여명의 조합원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티셔츠 품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조합원들은 나이론 85%, 폴리우레탄 15%의 티셔츠를 1만6000원에 구매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티셔츠에 낙서를 하거나 가위로 잘라 집행부에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은 티셔츠의 라벨 주요 부분이 잘려져 있어 제조사를 알 수 없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추후 라벨이 남아있는 일부 티셔츠를 조합원들이 확보, 해당 A제조사에 연락을 취했지만, A제조사가 공식 납품 계약을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반면 집행부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쟁의대책위원회의 결정사항에 의거, 규정과 절차에 맞춰 진행한 노조의 사업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라벨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업체(물량을 받은 곳)에 확인한 결과 해당 업체는 A사의 협력업체로, 라벨 부착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일부 물량에 A제조사의 라벨이 부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사항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회계자료에 대해선 노조에서 열람이 가능함에도 노조를 위협하는 행위는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기아지부는 지난 13일 긴급 지부 임원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윤 정부가 노조의 재정 및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나서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 제기가 거세진 것으로 봤다.

고용노동부는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오는 31일까지 한 달간 노조가 재정 상황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자율점검 기간’을 운영하고, 오는 3분기까지 노조 회계 공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노총은 이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부정”이라며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행정관청의 개입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기아 노조 역시 “윤석열 정권의 민주노조에 대한 탄압, 노동개악 정책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며 “강고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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