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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통령의 기업인 기살리기, 말보다 실천이 중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방문 사흘째인 16일 한국 기업인들과의 만찬자리에서 “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이라고 말했다. 300억달러의 대형 투자 유치 성과를 얻어낸 이후 기업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분위기였음을 고려해도 기업인들에게 이보다 좋은 덕담은 찾기 힘들다.

영업사원은 한국 경제성장사를 웅변하는 용어다. 자원 하나 없는 빈곤국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원동력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세일즈’였다. 그 한없는 도전정신이 오늘날 세계 10대 무역국 한국을 만들었다. 기업가 정신과 곧바로 통하는 이유다. 대통령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겠다는 건 기업인들의 기를 살리는 데에 특효약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따지고 보면 역대 어느 정부, 어느 대통령도 친기업 정서를 강조하지 않은 적은 없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은 기업이란 걸 모르는 정부도 없다. 오죽하면 대놓고 친노조 행보를 보인 정부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업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화려한 말만큼 실천이 뒤따르지 못했다. 역시 모든 정부의 공통점이다. 마치 오래된 레코드판 돌아가는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기대감마저 버릴 필요는 없다. 실망이 두려워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세계는 경기침체의 길로 들어섰고 우리는 복합위기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위기돌파의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다.

이번 윤 대통령의 영업사원론이 과거와 달리 의미 있는 성과로 나타나려면 전에 없던 무기가 장착돼야 한다. 창조적 혁신이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나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가 기업가 정신, 경영의 원천으로 강조한 바로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영업사원과 함께 기획부서 직원을 언급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열심히 뛰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시대다. 노력과 의지는 필요조건일 뿐이다.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낡은 질서를 허물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창조적 혁신 없이는 게임체인저가 되지 못한다. 영업이 회사를 먹여살리던 종합무역상사도 이제 흘러간 기업 형태가 되지 않았는가.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으로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창의적 혁신이 곧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들은 이미 해냈다. 그게 곧 생존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살아남아 세계적 제품을 만드는 건 혁신 기업들이다.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지만 혼자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공무원이 바뀌어야 한다. 가장 좋은 무대가 규제개혁이다. 그건 생각을 바꾸는 것에서 출발하면 된다. 돈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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