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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태로운’ 러 경제…유가 상한제·루불화 강세 ‘악순환’
러 정부, 재정 충당 위해 외화보유고 매각
루블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 통한 수입 감소
2월부터 석유 수출 금지 본격화…재정 악화 불가피
러시아가 서방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단행한 외화 보유액 매각이 오히려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려 재정난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재정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당장 2월부터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상한제 실시와 러시아의 석유 수출 금지 조치가 예고돼 있는데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까지 나서면서 재정난을 심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시장 분석가들을 인용해 보유 외화를 매각해 예산 적자를 메우려는 최근 러시아 정부의 시도가 다시 재정 적자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외환시장에서 545억루블(약 9815억원) 상당의 보유 외화를 팔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재무부는 외화 매각 배경에 대해 에너지 시장 환경이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고, 경제 안정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외화 매각은 13일부터 3주 동안 이뤄진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의 적자는 3조3500억루블(약 59조4625억원)로, 1991년 옛 소련 해체 이후 2번째로 컸다.

전문가들은 보유 외화 매각이 ‘루블화 가치 상승→수출을 통한 수입 감소→재정 악화→외화 보유액 추가 매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 재정 대부분을 차지하는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 대부분 달러 기준의 국제 가격에 기초하기 때문에, 루블화 가치 상승은 곧 수입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수출 수입이 계속해서 하락해 재정 상태가 악화하면 더 많은 외화를 판매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루블화 가치도 훨씬 더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본격화하고, 러시아의 석유 수출 금지 조치 역시 시행되면 재정 적자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국가와 기업에 대해 2월부터 석유와 석유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바실리 카르푸닌 BCS 익스프레스 분석가는 “2월 5일에 미국 등이 추가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면, 2월과 3월에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통한 수입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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