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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7%로 대출… 최고점에 물린 건가요?" 울상짓는 대출자들
서울 한 은행 창구에서 시민들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서 전세 살고 있는 A 씨는 지난달 전세계약을 연장하면서 전세대출도 연장했다. 최종확정금리는 7.8%. 급여이체, 신용카드사용 등 우대금리를 모두 받아도 6.9%의 고금리로 매우 부담되는 수준이었지만,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고 고금리가 한동안 지속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말에 금리변동주기가 긴 1년 주기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대출을 받은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요즘 그는 씁쓸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 금리가 다시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일부에서는 그가 대출받은 것보다 30% 이상 싼 4~5%대 대출 얘기도 나온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4.34%)보다 0.05%포인트(p) 낮은 4.29%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해 1월(-0.05%포인트)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일종의 원가 개념으로, 코픽스가 떨어지면 변동금리 대출금리도 떨어진다.

코픽스가 하락하는 이유는 예금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는 작년 11월 시중은행에서도 5%대 상품이 출시됐을 정도로 상승했는데, 이후 다시 4%대로 떨어졌고, 일부 은행 상품은 3% 후반대도 있다.

은행채 5년물과 1년물의 금리도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과 신용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의 개입 역시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대출금리를 낮추라고 시중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이달 초 8%대까지 금리를 올렸던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13일부터 급여이체·신용카드 관련 우대금리를 추가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낮췄고, NH농협은행도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p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현 시장 상황 상 차주들이 금리에 관한 예측을 하기 쉽지 않은 형국이라고 말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리고 한동안 고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시장은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의 개입과 같은 시장 외적 변수까지 고려하면 적절한 대응책을 찾기가 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 차주들의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을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다만 시장 개입이 여러 차주에게 공정하게 이뤄지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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