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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에 부합한 美물가, 이제는 연준 차례[美 CPI 6.5% 상승]
미국 메릴랜드의 한 주유소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고집을 꺾을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월비로는 0.1%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새 9.4% 하락한 것이 컸다. 중고차도 2.5% 하락했다. 이는 경기 둔화로 에너지 수요가 위축되고 재화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빠르게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ore) CPI도 전년 대비 5.7% 올라 11월(6.0%)보다 둔화됐다. 모두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완벽히 부합했다.

이처럼 물가 둔화 흐름이 확인되면서 경기 침체를 불사하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연준의 부담은 한층 낮아졌다.

1월 초 4.5%, 4%대였던 미 국채 2년물 및 10년물 금리는 각각 4.2%, 3.5%대까지 하락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다음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96.2%로 보고 있다.

알리안츠투자자문의 찰리 리플리 수석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이날 CPI는 물가를 끌어내리려는 연준의 처방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치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정책을 급격히 선회하리라 예단할 순 없다. 세부 항목을 보면, 주거비는 전월 대비 0.8% 올라 근원 물가 상승 압력을 더했다. 특히 연준이 예의주시하는 서비스물가 상승기여도는 2.2%포인트로, 연준 목표인 2.0%보다 여전히 높게 나왔다.

고용 역시 뚜렷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0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63만건으로 직전보다 6만3000건 감소했다.

일부 기술기업과 금융사들이 대규모 해고를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의미다. 고용 악화로 대변되는 극심한 경기침체는 피하면서 물가는 잡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해석할 수 있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 시장은 전자를 기대하고 있고, 연준은 후자 쪽에 무게를 두며 여전히 신중하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연준은 아직 할 일이 더 많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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