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한국은행]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대출 금리 상승과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등으로 가계가 신용대출을 대폭 줄인 결과다.

반면 은행 기업대출은 전년 대비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58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6000억원 감소했다.

연간 기준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2012년 20조7000억원 증가가 최소치였다.

주택담보대출(798조8000억원)은 전년보다 20조원 증가했으나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257조9000억원)이 22조8000억원 급감하면서 전체 가계대출이 줄었다.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차주단위 DSR 3단계) 지속,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높아진 금리 수준과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지속 등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가계대출이 완만하게 감소한 걸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높아진 금리 수준과 함께 가계부채 관련 규제가 계속되고 있기 떄문에 가계대출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170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4조6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953조4000억원)이 전년 대비 67조1000억원 증가했고, 대기업대출(216조9000억원)은 37조600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442조7000억원)은 19조7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는 지난해 5조9000억원 순상환이 이뤄졌다.

지난해 은행 수신 잔액은 2243조5000억원으로 연간 107조4000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이 200조1000억원 급증했으며 수시입출식예금은 104조9000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 잔액은 전년보다 44조4000억원 늘어난 83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MMF는 16조원, 기타펀드는 48조원 증가했고,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는 각각 11조1000억원, 4조6000억원씩 감소했다.

국고채 3년 금리는 2021년 말 1.80%에서 2022년 말 3.72%로 상승했다.

회사채(3년, AA-) 금리도 같은 기간 2.41%에서 5.20%로 뛰었고, CP(91일) 금리는 1.29%에서 3.98%로 높아졌다.

코스피는 해당 기간 2978포인트에서 2236포인트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