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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첨단바이오 협력을 위해

바이오가 전 세계 과학계의 메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은 이번 세기를 ‘바이오 세기(biocentury)’로 정의하며, 바이오기술이 의료를 완전히 혁신하는 한편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저널 네이처가 선정한 9개의 ‘2023년 주목할 과학계 이슈’에는 차세대 백신, 유전자가위 치료제 등 4개가 바이오 분야에서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정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초격차 원천기술을 확보하겠다고 한 ‘국가전략기술’인 첨단바이오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유일의 바이오 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R&R(역할과 책임)에 첨단바이오 세부 기술을 반영하고 전사적인 역량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 특히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연구기관이자 산·학·연 협력거점으로 발전하기 위해 3개의 장애물을 허무는 데에 주력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내부의 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기관의 비전과 전략을 연구조직과 정렬시키기 위해 소규모 분절된 조직들을 규모화하고 집중 지원해 성과를 극대화하는 거점연구소 체제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설치한 합성생물학연구소에 이어 1~2개 연구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국내 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산·학·연·병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플랫폼이 돼 관련 지식이 모이고 융합돼 연구·개발(R&D)이 혁신으로 이어지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의 확대는 물론 개방형 보직을 활용해 자발적 협력의 물꼬를 트고, 바이오파운드리, 첨단바이오R&BD실증센터 등 국가적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자 한다.

세 번째는 국제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R&D도 세계적인 팀들과 함께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기술과 자원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과학기술이 외교의 핵심 의제가 됐다. 우리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적인 국제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

필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와 있다. 세계 각국이 선보이는 첨단기술을 통해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전자제품박람회에 바이오연구기관에서 방문하는 것이 의아할 수 있지만 바이오가 데이터 기반의 과학이 되면서 IT, 기계, 물리 등 많은 이종 기술과 산업과 급속하게 융합돼 디지털 바이오헬스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체험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우리를 지켜준 mRNA 백신도 유전체, 인공지능, 기계학습이 융합된 산물이며, 암과 같은 다양한 질병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다양한 기술 간 수없이 많은 조합이 가능하므로 그 재료들을 어떻게 섞을 것인가가 성공의 열쇠가 된다.

우리는 이처럼 학제, 기술 및 산업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연구·개발 환경에 놓여 있고,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촉발된 정치, 경제, 사회의 불확실성과 복잡성도 증대되는, 이른바 뷰카(VUCA) 환경에 있다.

이에 대처하는 해법은 관행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협력과 융합의 두 바퀴를 통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고착된 관행을 타파함으로써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초격차 기술은 새로운 제품,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를 여는 씨앗이 될 것이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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