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상승 및 예금금리 하락 설명
성과급 잔치 “노사간 협의” 못박아
서울 한 시중은행의 창구 풍경.[연합]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은행연합회가 대출 금리의 과도한 상승 및 성과급 잔치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11일 반박하고 나섰다. 전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회의에서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 자제 및 영업시간 정상화를 당부하는 한편, 성과급 제도 개선을 주문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이익이 늘고 이에 따라 성과급도 확대했지만, 영업시간 단축을 계속 유지하는 등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예대금리차 확대 논란에 대해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예금과 대출의 만기구조 차이에 따라 빚어진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5%대에서 3%대로 떨어진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하락에 대해 시장금리 안정화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로 변동이 없었으나, 국내 자금조달시장 상황이 안정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했다”고 부언했다.
[은행연합회 제공] |
문제가 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은 시장금리 반영이 예금금리에 비해 늦은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는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금리로 하는데, 코픽스는 지난달중 취급된 예금금리 등을 집계해 다음달에 발표하는 만큼,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어 “12월초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분은 이달 발표 예정인 코픽스부터 반영돼, 주담대 금리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의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은행연합회는 “특정 은행이 선제적으로 예대금리차를 확대할 시, 고객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저신용 대출고객이 많은 은행은 예대금리차가 높은 경향이 있으나, 그만큼 대출을 갚지 못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반드시 높은 이익을 거둔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제공] |
또 국내은행 예대금리차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왔을 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찾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의 경우 11월 기준 1.35%로 10년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1월 기준 2.51%로 2014년 이후 8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은행연합회는 여기에 대해 “예금은 고정금리(1년), 대출은 변동금리(3·6개월) 비중이 높아 반영시점에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성과급 잔치’ 비판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은행연합회는 “현재 논의 중인 성과급은 지난 2022년도 전체 성과에 대한 것으로, 연말연시에 급변한 시장금리 상황이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은행 성과급은 실적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향후에도 국민경제와 소비자 편의 증진을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한편, "은행의 성과보수 체계가 단기 성과에 너무 치우쳐 중장기적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소홀, 금융사고 발생 등의 문제점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성과보수 체계의 개선 노력도 지속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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