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신약 잠재력 부족 원인
기술 수출·활발한 임상엔 긍정적
고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연초부터 “내년에나 오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 인하가 없으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 내부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 지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 주관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종사자와 금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약·바이오 2023년 산업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인원(전체 113명) 가운데 과반은 올해 업황에 대해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더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38%는 ‘2023년이 더 힘들다’, 33%는 ‘2022년과 유사하다’고 응답했으며, 29%만이 ‘올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80%가 넘는 응답자(복수응답)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 밖에 ‘정부 지원 감소’, ‘기술 수출의 난항(빅파마들의 소극적 투자)’, ‘달러 상승으로 인한 해외진출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반면 올해를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임상 데이터 발표’를 꼽았다. 이 외에 ‘기술 수출’, ‘기술의 발전과 시장 개화’,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활발한 임상 활동’ 순이었다. 문제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르네상스는 2024~2027년에나 도래한다는 전망이 많았다는 점이다. 44%가 산업 르네상스 도래에 향후 3~5년이 소요된다고 답했으며, 2~3년 소요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32%로 높았다. 르네상스가 도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원활한 자금 조달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와 기술수출 건수 및 금액 증가를 꼽았다.
제약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로 35년 넘게 한우물을 판 하태기 상상인증권 전무도 “2023년 상반기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Neutral)이다. 상반기 중립의견의 제일 큰 요인은 자체 신약개발 잠재력이 부족한 것이고, 두번째는 고금리시대 지속”이라며 사실상 비관적인 전망을 냈다.
대표적 성장주인 제약바이오의 반등을 위해선 “1차적으로 금리수준이 피크아웃(하락전환)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필요하고, 2차적으로는 신약개발 가능성이나 수출시장 진출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보다 긍정적인 전망도 있었다. 강하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고, 이미 바이오 섹터에는 매크로적인 이슈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작년 4분기부터 라이선스계약과 인수합병 추세가 반등하면서 빅파마들과 바이오텍간의 계약도 증가세”라고 말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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