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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바랜 ‘300조’ 매출…8년 만의 최악 성적표 삼성, ‘적자’ 경고까지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 발표
연간 매출 300조원 돌파…상반기 실적이 견인
작년 4분기 영업익 4.3조원…2014년 이후 최저 수준
올해 상반기 ‘암흑기’ 온다…적자 전환 전망도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사 본사[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초 연간 매출 300조원을 돌파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 대를 기록해 8년 만에 최저 수준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글로벌 가전·IT 수요 침체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여파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반도체 부문에서 15년 만에 적자까지 경고돼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상반기 ‘선방’…하반기 ‘추락’

삼성전자의 매출 300조원 돌파 기록은 상반기 실적이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77조8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고, 연이어 2분기에도 역대 2번째 수준인 7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 역시 1·2분기 모두 14조원을 돌파하며 선방했다. 물가 상승 및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으로 인한 공급망 이슈가 겹쳤지만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에서 수요 증가와 달러 강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특히, 반도체 부문 매출은 지난 2분기 처음으로 28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다. 파운드리 매출도 같은 기간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4나노 첨단 공정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이 정상궤도에 진입했고, 글로벌 고객사 공급량을 늘린 덕분이었다. 6월 말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하반기가 되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더 크게 고꾸라지며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4분기 잠정 매출은 70조원,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3조8700억원) 대비 무려 69% 감소했다. 실적 하락세가 가시화되던 전 분기(10조8500억원)와 비교해도 60.37% 떨어졌다.

잠정 실적 발표가 다가올 수록 연일 낮아지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도 크게 밑돌았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매출을 72조7531원, 영업이익을 6조9254원일 것으로 예측했다.

어닝쇼크 대표적 요인으로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꼽힌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계속되며 글로벌 가전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늘었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 4.1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을 거듭해 12월 평균 2.21달러로 반토막 났다. 당초 전망 대비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익도 급감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판매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 특히, 가전의 경우 원자재 값 상승 등 원가 부담까지 겹쳤다. 지난 3분기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재고 자산은 27조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도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대거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처음 단행된 이번 인사에서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중심으로 '젊은 리더'를 과감히 기용해 세대교체를 가속하고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15년만에 반도체 적자 전망도…반등은 상반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은 올 상반기 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30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 연간 매출이 다시 ‘역성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가격 하락이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전문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에 PC용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떨어질 것으로 봤다. 수출입은행은 연간 기준 D램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35%,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은 1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 우려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악화와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도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약 15년 만에 반도체 부문 사업 실적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를 1분기 695억원 적자, 2분기 674억원 적자로 각각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08년 4분기 금융위기 당시 약 5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5960억달러(약 790조5000억원)로 전년 전망치(6180억달러) 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봤다. 특히, 삼성전자 DS 사업부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시황이 개선되는 시점은 올 2분기 반도체 재고 물량이 정점을 찍은 이후로 관측된다. 이후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되면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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