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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알던 알프스 맞아?” 따뜻한 유럽날씨에 한국이 주목하는 이유는? [비즈360]
유럽지역 1월 기준 사상 최고 기온 기록 연일 경신
에너지 대란, 지난해 한국 무역적자 ‘주범’으로
국내 산업계도 원가절감 등 기대감↑
유럽의 때아닌 이상고온 영향으로 4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 인근의 눈이 대부분 녹아 있다. [사진=로이터]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유럽 전역에서 때아닌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LNG(액화천연가스) 등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세계의 에너지 가격 폭등을 야기한 진원지로 꼽힌다.

하지만 연이은 따뜻한 날씨로 당초 우려됐던 ‘에너지 대란’ 가능성이 수그러들고 주요 에너지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내 산업계도 이같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네덜란드·폴란드·체코 등 유럽에서 최소 8개국 이상이 역대 1월 기준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일 프랑스 북동부 베르됭 지역 낮 최고기온이 24.8℃로 나타났고, 체코 프라하는 기온 측정이 시작된 이후 247년만에 1월 기준 최고치인 17.7℃를 기록했다. 암스테르담과 베를린은 영상 10℃ 내외의 날씨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각국 기상청들도 “사상 유래없는 따뜻한 날씨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모습. [한국조선해양 제공]

각종 통계에서도 에너지 수급 문제가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연합(EU)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EU의 천연가스 재고 비축률은 82.91%이었다. 하지만 지난 2일에는 83.52%로 0.61%포인트 증가하면서 한겨울을 지나는 시기에 천연가스 재고가 오히려 늘어났다.

여기에 작년 12월 23일부터 지난 2일까지 EU 가스 저장고에서 사용된 천연가스 용량은 누적 기준 96만3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8% 급감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저장고에 주입된 가스량은 작년보다 14.3% 늘어났다.

유럽의 대표적인 천연가스 가격 지표로 꼽히는 네덜란드 TTF 허브의 2월물 선물가격은 지난 2일 ㎿h(메가와트시)당 약 76유로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이 가격은 ㎿h당 약 88유로였고, 작년 8월에는 ㎿h당 350유로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내 산업계도 에너지 시장의 가격 하락세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에너지 연료의 약 93%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다. 대부분의 제조업은 지난해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부족 사태로 원가 부담이 급증한 바 있다.

일례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6839억 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돌파했지만 에너지 수입액이 폭증하면서 무역수지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연간 1200억 달러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해 에너지 수입 비용은 2020년과 비교해 무려 750억 달러가 추가로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어떤 에너지이느냐에 따라 각 업계별로는 여파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전반적인 에너지가격 하락세는 원가절감 등 측면에서 확실히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대란 관련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모든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LNG 수입량이 급증할 수 있고, 미국과 EU 등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대란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요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EU 27개국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자체적인 수요 감축 노력으로) 지난 3년 평균 대비 2747만t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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