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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호화 전시’ 풍성...신바람난 컬렉터
올해 눈여겨 볼 전시 캘린더
美사실주의 대가 호퍼 亞 첫 개인전
논란의 1.5억 덕테잎 ‘바나나’ 카텔란
국내경매 최고가 김환기 작품전 주목
4월 광주·9월 서울미디어시티 이어
비엔날레·프리즈서울 라인업 기대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① 에드워드 호퍼 ‘자화상’ 1925-30, 캔버스에 유채(64.5 x 51.8cm, 휘트니미술관, 뉴욕; 조세핀 호퍼 유증). ② 마우리치오 카텔란 ‘무제’ 2001, 왁스, 안료, 머리카락, 유리섬유(150x60x40cm) ③ 이우환 작가. 사진 Claire Dorn, Courtesy of Studio Lee Ufan. ④ 알렉산더 칼더 ‘Black Beast’1940(261.6 x 414x199.4cm). [서울시립미술관·삼성문화재단·국제갤러리 제공]

지난해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다면, 올해는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서야 할지도 모르겠다.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는 계묘년 국내외 거장들의 전시 라인업을 발표했다.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비롯해 비엔날레와 프리즈 서울 등 아트페어까지, 미술애호가들에게는 호화로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도시의 고독을 포착한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4월 미국 사실주의 대가로 평가받는 호퍼의 개인전을 뉴욕 휘트니 미술관과 함께 기획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자화상’등 15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호퍼는 1950년대 미국이 호황기를 거치며 도시가 급성장하는 시기, 그 안에서 살아가지만 외롭고 소외된 개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으로 유명하다. 독특한 색감과 얼굴의 음영 처리, 빛의 묘사가 매력적이다. 국내에서는 온라인몰 SSG 광고가 호퍼의 그림을 오마주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 참여한 한 부스에서는 12만 달러(한화 약 1억5000만원)에 팔린 바나나를 작가가 먹는 퍼포먼스로 화제가 됐다. 바나나 하나로 현대 미술시장을 가지고 노는, 이탈리아 출신의 개념 미술가이자 행위 예술가, 동시대 가장 논쟁꺼리가 많은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62)의 개인전도 오는 31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기라성 같은 현대미술계 거장의 작업을 차용·전복하는 카텔란은 사회, 정치, 종교, 예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날카로운 사고가 작업으로 승화하면, 현대미술은 관객을 일깨우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국내 거장들의 전시도 예정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한국적 정서를 구현한 대표 작가로 꼽히는 장욱진의 개인전을 오는 7월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작가 최대 회고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서울관에서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한국의 1960~1970년대 실험미술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김구림, 이승택, 정강자 등 실험미술 작가들 작업 100여점 소개한다. 이 전시는 내년 9월 구겐하임에도 예정돼 있다. 8월에는 김구림의 개인전도 열린다.

호암미술관은 재개관전으로 한국 미술의 자존심 ‘김환기’전을 준비했다. 1930∼1960년대 초반 반추상 시기의 작업을 중심으로 90여 점의 작품과 자료들을 선보인다.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132억원)를 기록한 ‘우주’와 리움미술관의 ‘영원의 노래’, 이건희 컬렉션의 ‘여인들과 항아리’ 등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굵직한 전시는 지방에서도 이어진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여름 태풍 여파로 한 차례 연기한 일본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 개인전을 오는 26일 개막한다. 대구미술관은 미국 미니멀리즘 조각가 칼 안드레(10~12월)와 윤석남(9~12월) 전시가 예정됐다.

주요 갤러리들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국제갤러리는 오는 4월 이우환과 알렉산더 칼더의 2인전을 개최한다. 칼더재단의 요청으로 2인전이 확정됐으며, 이우환 작가가 국내 갤러리에서 여는 오랜만의 전시이기도 하다. 서울 삼청동 한옥 공간에서는 지난해 6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프랑스 작가 장 미셸 오토니엘의 신작을 선보인다. 프리즈 서울 기간인 9월에는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아니시 카푸어의 개인전이 예정됐다.

갤러리현대는 2월 중 정주영 작가의 개인전으로 새해 첫 전시를 시작한다. 기존 알프스 산 연작과 함께 기상학을 주제로 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4월엔 영국 작가 사이먼 후지와라의 개인전이, 9월엔 사라 모리스와 라이언 갠더의 전시가 열린다. 지난 2021년 스페이스K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는 라이언 갠더는 영국을 대표하는 개념미술작가로 꼽힌다. 동 갤러리에서 지난 2017년 전시 이후 6년 만의 전시다.

학고재는 1월 15명이 참여하는 단체전을 시작으로 3월에는 박종규 개인전, 5월에는 토마스 샤이비츠의 전시를 개최한다. 8월에는 걸개그림으로 유명한 젊은 작가 이우성의 전시가, 11월에는 박광수의 개인전이 열린다.

4월에는 아시아 최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가, 9월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열린다. 지난해 한국미술계의 모든 이슈를 점령한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은 9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 C, D, E홀에서 열린다. 같은기간 ‘열린 송현’ 녹지광장에서는 조각전인 ‘프리즈 스컬프쳐’(Frieze Sculpture)도 개최 논의 중으로, 9월 삼청동이 또 다시 글로벌 아트씬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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