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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조 넘게 수주했던 한국조선해양…올해 목표치 23조로 확 낮춘 이유는? [비즈360]
증권가, 한국조선해양 수주 목표치 182억 달러 설정
전년 수주치 대비 급감…글로벌 침체·기저효과 등 반영
현대삼호중공업 IPO 철회 결정 “업황 개선 반영”
한국조선해양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HD현대그룹의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가 올해 수주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것으로, 양적인 성장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공정공시를 바탕으로 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2023년 수주목표액을 약 182억 달러(약 23조2000억원)로 설정했다. 엔진 부문까지 포함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119억 달러, 37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전년도 목표치 대비 5%, 3%씩 소폭 증가한 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26억 달러(약 3조3000억원)로 전년 대비 43% 감소한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 실제 수주액과 비교하면 더 차이가 난다. 한국조선해양은 한 해 동안 239억5000만 달러(약 30조6000억원)를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치(174억4000만달러) 대비 137.3%의 달성률을 올린 바 있다. 2년 연속 목표치를 초과한 기록이다.

이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실적(86억6200만 달러)보다 70% 가까이 줄어든 목표치를 올해 제시하면서, 3사 가운데 가장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수주 전망치가 급감한 원인으로 기저효과가 꼽힌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해상운송 수익성이 좋아지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발주가 급증한 바 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고,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여전한 점도 국내 조선업계를 옥죄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난해 LNG선의 글로벌 발주량은 168척에 달한다. 이 중 14만CBM(큐빅미터)급 이상 대형LNG선은 163척이 발주됐으며, 2021년도 발주량 75척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기록이다. 올해 대형LNG선 발주량은 85척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올해 조선업황이 우려할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전년 대비 발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선 2차분 수주와 신규 LNG 터미널 건설 관련 각국의 LNG선 발주가 기대되며,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결정권이 조선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연간 수주 목표액도 전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조선사들도 이에 따라 올해 양적인 수주 성장보다는 내부적인 수익성 향상에 더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권오갑 HD현대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올해 투자를 축소하고 채용 인원을 줄이고 있으며 비용절감에 돌입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회장은 올해 사업계획에서 각 계열사가 밝힌 원가절감 계획이 이행되도록 분기 단위로 점검하고, 경영 상황을 모든 임직원에게 설명하라고 각 대표이사들에게 주문한 바 있다.

한편 한국조선해양은 그동안 추진해오던 현대삼호중공업의 기업공개(IPO)를 중단한다고 전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15.2%를 사모펀드인 IMM PE로부터 매수하며, 매수대금은 현금 2667억원과 1430억원 규모의 현대중공업 주식으로 지급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측의 합의안은) 중장기 업황 개선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반영됐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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