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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밥신세된 입주권 8억 넘게 뚝…“실거주·전매제한 완화에 매력 없어요”[부동산360]
실거주, 전매제한 5년 전 수준으로
조합원 매물 가격하락 거세
인기 단지도 8억, 6억↓

12일 서울 시내 재건축이 한창 진행 중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경기둔화 우려,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이어지는 와중,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규제 완화가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매물 시세의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조합원 매물의 장점으로 꼽혔던 실거주·전매제한 요건 폐지 등을 내놓으면서 실수요자의 관심도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수·양도가 가능한 단지 매물에 붙은 프리미엄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내년 일반분양 앞둔 서울 동대문구 이문1구역(래미안 라그란데) 경우 최근 일부 조합원이 급매를 내놨다. 이 단지는 사업시행인가를 2018년 1월 24일 이전에 신청해 조합원 전매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 59㎡ 기준 이 단지에 붙은 프리미엄은 1년 전까지만해도 6억~7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이 프리미엄이 3억4000만~3억5000억원 선으로 크게 낮아졌다. 수도권을 불문하고 커진 미분양 우려에 조합원들이 일반분양 전 가격을 낮춰 물량을 내놓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른 인기 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과 네이버부동산 등에 따르면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34평) 입주권은 지난달 30억34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는 지난달 3월 38억7407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8개월 만에 무려 8억원 넘게 빠진 셈이다. 지난달 말에도 해당 평형은 추가분담금 포함해 30억5000만원에 나와, 30억원 선 거래가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해줬고, 이날 기준으로도 31억원에 다수의 매물이 올라와 있다.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도 84㎡ 기준 조합원 물량 가격이 14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기준 14억원에 나와 있는 물량은 8개다. 이 평형은 20억원대를 호가한 적도 있으나 현재로선 시세 하락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조합원 매물 가격 하락은 정부가 이달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더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물량의 경우 로열 동, 호수를 배정받는다는 점과 함께 전매제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수요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요인으로 부각됐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에는 최장 10년까지 전매가 제한되고 실거주 의무는 최장 5년까지인데, 수요자들은 해당 조건이 부담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와 전매제한 규제를 5년 전 수준까지 되돌리겠다고 밝히면서 조합원 매물의 장점 하나가 사라졌다. 현 규제가 완화될 경우 실거주 의무는 없어지고, 최대 10년까지 적용됐던 전매제한은 등기시점 혹은 1년까지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주택 실수요자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실거주와 전매제한 규제로 인해 조합원 입주권에도 관심이 있었으나, 정부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해 기대하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풀어주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시 청약에 관심을 가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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