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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카소 '6·25전쟁 그림'에 테러했다 역풍… 과격 환경운동 단체 "그만하겠다"
멸종저항, 과격시위에 여론 등돌려
‘멸종반란’의 활동가 2명이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 위로 접착제가 발린 손을 붙인 모습.[AFP통신]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파블로 피카소의 명화 '한국에서의 학살'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여 이목을 끌었던 유럽의 한 환경운동 단체가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과격한 시위 방식을 잠정 중단했다.

1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환경운동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은 이날 '그만둔다'(We quit)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새해를 맞아 공공훼손을 주요 시위 수단에서 잠정적으로 배제하는 다소 논쟁적인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XR은 모든 이들이 우리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체포보다 참여를, 방해물보다 관계를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XR은 오는 4월 21일 예정된 시위와 관련해서도 "바리게이트와 접착제, 페인트는 두고 오라"며 10만 명이 런던 의사당을 둘러쌀 수 있도록 다른 활동가들도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2018년 출범한 XR은 의회 광장에 나무를 심거나 버킹엄궁 문을 가로막는가 하면 은행 본사 창문을 깨트리는 등의 폭력적인 시위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0월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에 전시 중이던 파블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이는 시위를 벌여 논란을 빚었다. 이 작품은 6·25 전쟁을 모티브로 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유명하다. 다행히 작품 보호를 위해 유리가 씌워져 있어 작품은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멸종저항 외에 다른 환경운동 단체들도 고흐, 모네의 그림에 잇따라 테러를 하며 논쟁이 됐다.

그러나 과격한 시위 방식은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해 3분기 영국인 1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XR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지난해 영국 정부는 날로 과격해지는 시위에 대응,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공공질서법안을 마련했다. '핵심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간섭'과 '점거' 등 활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르면 최대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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