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코로나19의 미국 확산 막기 위한 조치”
일본·인도·대만·이탈리아 등 코로나19 검사 실시
28일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을 지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이 완전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제를 전환하면서 세계 각국이 잇따라 중국발(發) 입국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중국인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국경 넘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다.
28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내달 5일부터 중국과 마카오, 홍콩에서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발 입국객은 비행기 탑승 이틀 이내에 실시한 검사 확인서를 제출해야한다. 미국으로 향하기 최소 10일 전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면, 회복 상태임을 보여주는 문서로 대체가능하다.
CDC는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 정부가 적절하고 투명한 역학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한 전장유전체 분석 샘플 수집도 확대했다. CDC는 당초 5개 공항에서 진행했던 유전체 감시 프로그램을 7개 공항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확산 여부를 더욱 면밀히 추적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19에 적용해 온 최고 강도의 ‘갑(甲)’류 감염병 방역 조치를 해제하고 해외발 입국자 시설 격리를 폐지했다.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방침이다. 중국의 방역 완화 조치는 내달 중국 최대 명절인 설 연휴와 맞물리며 중국인 해외 여행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8일 중국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병상에 누워있다.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 폭발에도 불구하고 입국자 방역 규제를 해제하는 등 완전 ‘위드 코로나’로 방역 기조를 전환했다. [AFP] |
각국은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로 서둘러 빗장 걸기에 나섰다.
이탈리아는 같은날 28일 중국발 입국자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에서만 시행 중이던 중국발 입국객 상대 코로나19 검사를 전체 국제공항으로 확대한 것이다.
말펜사 국제공항의 경우 지난 26일 중국발 입국객 가운데 2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라지오 스킬라치 이탈리아 보건부장관은 말펜사 국제공항의 검사 결과 등을 검토한 뒤 중국에서 오는 모든 승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일본과 대만, 인도도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인도도 중국과 홍콩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일본과 인도 모두 도착 시 양성인 사람은 격리해야 한다.
대만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중국발 입국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 중국발 입국자는 모두 도착 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며, 양성 판정이 나오면 자가 격리된다.
더 많은 나라들이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중국 관광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방글라데시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말레이시아도 부스터샷 접종 확대, 감염 추적 및 감시 조치 강화 등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의 S.마흐무드 알리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입국 규제를 도입한 국가들은 중국의 (코로나19)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겨울철이 되면서 감염이 급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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