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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석의 시선고정]IFEZ 송도·청라는 ‘웃고’, 영종은 ‘울고’
송도, 연세대 송도세브란스병원 착공… ‘의료 정주여건 개선’
청라, 서울아산병원 분원 신축 예정 ‘의료 인프라’ 구축
영종, 국립대병원 분원 설립 예산 전액 삭감… 상급 병원 유치 ‘안갯속’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연세대 송도세브란스병원 착공식.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청라·영종지역 가운데 상급 종합병원이 들어서는 곳은 송도와 청라다. 반면, 영종은 현재까지 종합병원 한 곳 없는 ‘의료 취약지’로 낙인되고 있다.

송도는 오는 2026년 12월 송도세브란스병원 개원을 목표로 지난 28일 IFEZ 송도국제도시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 신축 병원 부지(송도동 송도과학로 85)에서 연세대 의료원 주최로 착공식이 거행됐다. 8만5800㎡ 신축 부지에 지상 15층·지하 3층, 80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접목,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 의료의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정밀 의료병원을 구현하겠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특히 송도 바이오 분야 연구기능을 갖춘 바이오 산업화 거점병원으로서 역할도 수행한다. 또 K-바이오를 선도하는 바이오 클러스터 내 핵심 역할도 추진한다.

청라에도 의료복합단지에 서울아산병원이 들어선다. 26만㎡ 부지에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서울아산병원 청라)과 의료바이오 교육·연구시설, 라이프사이언스파크, 노인복지주택, 오피스텔, 메디텔 등이 조성된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생명과학 연구단지를 활용한 벤처기업 육성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송도·청라는 국내 메이저급 종합병원이 신축됨에 따라 의료 정주여건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반면, 영종은 송도·청라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 내년으로 20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유독히 종합병원 한 곳 없는 도시이다.

지난 11월 교육부의 수용으로 국회 상임위에서 부활시킨 국립대병원 분원 설립을 위해 타당성 조사 용역비 13억원이 반영되면서 영종의 숙원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희망도 잠시일 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주 열린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영종의 국립대병원 분원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 유정복 인천시장,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의 공약 사항인데도 국회로부터 외면 당했다. 영종은 또 다시 국립대병원 분원 유치가 안갯속 상황이다.

더욱이 영종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공항도시다. 따라서 항공재난 및 응급 환자 발생 시 긴급 대응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공항 인근에 종합병원 시설이 필요하다. 이는 필수적 요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항 개항 21년이 되도록 항공기 사고 등 항공재난을 대비해야 하는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 마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안전불감증 상태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시 서울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해야 그때서야 서두를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사고는 예고가 없다. 이태원 참사 처럼 항공재난도 불시에 일어날 수 있다. 요사이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할 만큼 불안한 시국속에 국가시설인 공항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주변에서 항상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영종은 인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종합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최소 25만~30만명은 돼야 종합병원 운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영종은 인구로 따지기 보다 공항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탑승객, 공항 인력 등으로 인한 항공재난 발생에 따른 긴급 대응 때문이다. 그래서 공항 인접거리에는 의료 인프라가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

세계 주요 국제공항도시에는 반경 10㎞ 이내에 종합병원이 위치하고 있어 항공재난 등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일본 도쿄국제공항 인근에는 6.1km 내에 토호대학오모리병원(934병상·1925년 건립)이 있다. 미국 뉴욕 존F케네디국제공항은 11.4km 내에 St. 존 이피스커펄병원(257병상·1905년), 미국 로스엔젤레스국제공항은 6.7km 내에 마리나델레이병원(133병상·1969년)이 있다.

또 영국 런던히드로 국제공항에도 6.5km 내에 힐링던병원(509병상·1838년)이 호주 시드니국제공항은 9.1km 내 프린스 오브 웨일스병원(440병상·1870년)이, 카나다 벤쿠버국제공항은 6.7km 내에 리치먼드병원(200병상·1966년)이 들어서 있다.

이에 반해 인천공항은 개항 21년이 되도록 항공 재난을 긴급 대응하는 종합의료시설이 지금까지 없다. 고작, 제2여객터미널 안에 응급 처치할 수 있는 미약한 의료시설만 갖추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 식이다.

지난 27일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서 50대가 토잉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세계 주요 공항 처럼 인천공항 인접 거리에 종합병원이 있으면 하는 바램이 더욱 간절하게 느끼게 한다.

정부는 물론 국회, 지역 국회의원, 인천시장, 중구청장, 시·구의원 등은 기나긴 세월동안 “뭐 했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영종지역이 자신의 지역구임에도 불구하고 국립대병원 분원 설립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되기까지 지켜만 보았는지, 궁금하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내년에 최대 규모로 국비 5조원을 확보했다고 좋아만 해서는 안된다. 유 시장이 미국 하와이 출장을 간 사이 국회에서는 국립대병원 분원 설립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인천 출신으로 누구보다도 영종의 열악한 의료시설 사정을 잘 아는 유 시장은 국립대병원 분원 유치를 해도 병원 완공까지 걸리는 시기가 꽤 멀기 때문에 의료 공백 대응 차원에서라도 이번에 인천의료원 제2 분원 설립 부지를 영종지역으로 생각했어야 했다.

중구 구민들이 서명운동을 벌일 만큼 의료 취약성 보완을 위해 영종에 제2의료원 설립이라도 들어서길 간절히 희망했다. 영종은 섬이어서 종합병원으로 가려면 장시간 내륙으로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부평구 산곡동 ‘캠프 마켓’을 제2의료원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다.

부평구는 현재 제2의료원 후보지 결정에 대해 환영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낮은 공공의료 서비스 공급 ▷병원 아닌 공원으로 활용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부평세림병원 등 기존 의료시설로 충분 ▷음악으로 어우러지는 공원화가 부평 발전의 유일한 비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 시장이 좀 더 생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부평캠프 마켓 보다는 ‘의료 취약지’ 영종이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영종 주민들의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다.

특수지역인 ‘공항도시’ 영종은 이제 국립대병원 분원 유치 마저 물건너 간 상황이어서, 지금으로서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지난 2003년 동시에 IFEZ로 지정된 송도와 청라는 웃고, 영종은 우는 신세가 됐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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