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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러産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국가에 수출금지 ‘맞불’
내년 2월부터 6월까지 한시시행
국제 에너지 공급망 혼란 불가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에 대해 ‘수출 금지’로 맞불을 놨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국제 유가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러시아의 석유 수출 금지 조치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또 한번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국가와 기업에 대해 석유·석유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수출 금지 조치는 내년 2월 1일부터 5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대통령령에 따라 석유·석유 제품 공급 계약에 가격 제한이 명시돼 있을 경우 공급 자체가 금지된다. 석유의 경우 2월1일부터 수출이 금지되고, 휘발유와 경유 등 기타 석유 제품에 대한 수출 금지는 정부가 별도로 발표하는 날부터 시행된다.

2월 1일보다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필요시 이 조치를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 할 수 있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공식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조치가 미국과 서방,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국제법에 비우호적이고 모순되는 행동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면서 “최종 구매자에 이르는 모든 공급 단계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호주 등 27개국은 지난 5일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가격 상한제를 적용했다. 석유 판매로 러시아가 벌어들이는 수익을 제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조달능력을 무력화시킨다는 목표다.

러시아는 유가 상한제 도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미치기는 커녕,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지난 23일 “현 상황에서 유가 상한제 관련 판매 정책을 준수하느니, 감산 위험을 감수하겠다”며 “내년 초 석유 생산을 5∼7%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판로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다음가는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석유 공급을 틀어막게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러시아 원유 대부분이 상한선인 60달러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러시아발(發) 에너지 혼란은 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심지어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의 구매를 중단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 1분기 세계 석유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러시아가 추가 보복 카드를 꺼낼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유가 상한제 도입이 당장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반면 유가가 오른다는 가정 하에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 러시아가 받는 상대적 불이익도 확대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이미 유가 상한제로 재정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린 상태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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