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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고대란’ 국산차 내수 9년만 최저…수입차만 웃었다 [비즈360]
올해 국산차 내수 판매 139만대 그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악 우려
수입차는 누적 등록대수 300만대 돌파
서울역 이피트 전기차 충전소에 들어서는 전기차.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일 년 내내 ‘출고 대란’에 시달렸던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9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입차는 올해 누적 등록 대수 3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신기록을 경신했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산차 내수 판매량은 139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작년(142만5000대)보다 2.5%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기아 등 주요 업체의 파업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2013년(137만3902대)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12월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내수 부진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산차 내수 판매량은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2008년 114만5060대로 쪼그라들었고, 2009년에도 여파가 이어져 138만6094대에 그쳤다.

올해 판매 저조는 2년 넘게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다. 생산 차질이 해소되지 않고, 고객들의 수요가 누적되며 인기 차종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이상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아이오닉 6’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받으려면 1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 르노코리아,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3사의 존재감이 약해진 것도 전체 완성차 업계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내수 부진 등의 위기 속에서도 친환경차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은 계속됐다. 전기차 판매는 올해 연간 10만대를 처음 돌파했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전체 판매도 연말까지 3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1월까지 국내 완성차 5사의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증가한 29만4179대였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 회사들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입차 등록 대수는 316만6772대로 나타났다. 수입차 누적 등록 대수가 300만대를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수입차는 2014년에 처음으로 100만대 고지를 넘었다. 이후 빠르게 증가해 4년 만인 2018년 216만9143대를 기록했다. 2019년 241만4187대, 2020년 268만2054대, 지난해 294만5690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는 27만4859대, 2021년에는 27만6146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11월까지 이미 25만3795대가 팔려 지난해 기록을 다시 한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 업체들이 올해 1~11월 기준 수입차 시장의 68.9%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다양한 신차 출시 등 수입차 브랜드의 대중화 전략이 수입차 보급 속도를 빠르게 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입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서비스 문제가 최근 크게 개선된 것이 수입차 구매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총 961곳에 달한다.

성장하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수입차 브랜드의 공략도 거세지고 있다. BMW그룹, 르노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수장들은 잇달아 한국을 방문, 주요 신차를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시그니처 모델인 ‘뉴 7시리즈’ 국내 출시를 기념해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SDI는 뉴 7시리즈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도 지난 10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방문했다. 볼보는 자사 전동화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EX90’을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의 가격이 비싸지면서 ‘수입차=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며 “반도체난으로 국산차의 출고 기간이 길어진 것도 수입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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