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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했던 거보다 맛있어서 놀랐어요” 대안육 알린 ‘더베러’의 6개월간 실험
신세계푸드 팝업스토어 ‘더베러’
‘고기 없는 정육점’ 28일 운영종료
대체육 ‘런천미트’ 활용 메뉴 소개
“사회적 가치 소개·경험 확대 지속”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팝업스토어 더베러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 콜드컷, 런천미트 등이 진열돼 있다. 김희량 기자

“흠,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어요.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는 거예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세계푸드 대안육브랜드 더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에서 진행되는 ‘베러미팅’에 참가한 이보미(42) 씨는 식감과 다양한 메뉴에 놀랐다.

행사에서 대안육을 맛본 참가자들은 예상과 달리 고기와 큰 차이를 못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씨는 “예전 채식 뷔페에서 먹던 미트볼과는 차원이 달랐다”며 “채식하는 친구를 초대하거나 주변에 선물하기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7월 신세계푸드가 오픈했던 더베러가 28일 팝업스토어 운영을 종료한다. ‘고기 없는 정육점’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더베러는 식품업계에서는 드물게 반 년간 운영되며 소비자와 대안육의 접점 역할을 했다. 신세계는 대체육이란 단어 대신 대안육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매장에서는 레스토랑이면서도 정육점 분위기가 느껴졌다. 진열대 안에는 콜드컷 대체육 슬라이스나 대체육 패티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 더베러에서 판매되는 런천미트의 경우 탱글탱글한 탄력감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햄의 탄력감을 위해서 해조류가, 햄의 색깔을 내기 위해 비트 추출물이 들어갔다. 단, 더베러는 베러미트를 매장 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처음에는 샐러드나 샌드위치 위주였던 메뉴들은 오픈 2개월 후인 9월께 리뉴얼이 진행되며 다양해졌다. 현재 베러미트 런천을 활용한 ‘런천계란 김밥’, ‘런천마요 컵밥’ 등 한식 메뉴도 판매되고 있다. 우유·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베이커리 코너와 대체우유인 오트밀밀크 등 20여 가지 메뉴로 늘어났다.

더베러는 셰프와 협업을 통해 메뉴도 지속적으로 개발했다. 런천 타르틴이 대표적이다. 박준우 셰프가 개발한 런천 타르틴은 감빠뉴 위에 구운 가지, 호박 등을 올리고 런천미트 큐브를 올려 만든 메뉴다. 조각 조각의 런천미트가 바질오일향과 어우러져 있다.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대체육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체육은 곤충 단백질, 배양육, 밀가루, 대두(콩) 단백질 등을 활용한 식물성 대체육이 있는데 더베러는 이 중 식물성 대체육을 주 제품으로 내놓았다. 사실 식물성 대체육의 경우 국내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업계에서는 인식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단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시장 규모는 2020년 209억원 규모로 아직 크지 않다. 2016년에 비해서는 23.7% 증가하는 등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축산업의 연간 생산액인 약 20조원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단 전세계 육류시장에서는 채식 인구 증가, 인류건강, 동물복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안육의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서는 대안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이상을 대체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더베러도 인식 개선을 목표로 썬더버드 등 타 외식브랜드, 기업 구내식당과 협업 등을 통해 대안육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시도를 진행했다. 베러미팅을 진행하며 대안육의 사회적 가치를 주로 소개하고 체험하는 자리를 10여 차례 만든 게 대표적이다. 올해 진행된 베러미팅에는 주한대사 배우자회, 러닝크루모임 SRC(social running club) 등 단체들이 참석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오픈 이후 현재까지 약 1만2000명의 고객이 더베러를 찾았다. 현재 하루 평균 20~30팀이 방문하는 규모로, 점심시간에는 인근 직장인이 샐러드나 간편한 식사를 위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을 끝으로 팝업스토어는 문을 닫지만 신세계푸드는 내년에도 대안육 관련 오프라인 공간을 열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소비자와 대안육 간의 접점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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