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진 대구대 총장이 26일 향후 대학이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대구대 제공] |
[헤럴드경제(경산)=김병진 기자] 대구대가 생기가 흘러넘친다. 1994년 2월 임시이사 파견 28년 만에 법인 정상화 정이사 체제 이후 첫 번째로 임명된 제13대 박순진(57) 총장의 하루는 바쁘기만 하다.
지난 7월부터 총장으로 임무를 시작한 그는 대구대가 법인과 대학 구성원 간 상호 협의와 합의로 총장 추천 제도를 마련하고 민주적인 선거 절차를 거쳐 총장 후보를 선출하고 임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박 총장은 26일 총장실에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규모 종합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당당히 확보하고 자랑스런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정된 대학발전을 위해 법인과도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통해 법인의 굳건한 지원 속에 건강한 대학 거버넌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하는 박 총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대구대의 현재와 내일을 들어본다.
-총장직을 맡은 지가 6개월이 넘어간다. 지난 소회와 각오는.
▶그동안 내부로는 대학 조직을 안정시키고 외부로는 대학의 위상을 회복하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에 매진했다. 법인 이사회, 교수회, 직원노조, 학생회, 총동창회, 지역 각계 인사 등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북도, 경산시, 영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와는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학기 개강 후에는 코로나19로 생긴 학업 손실을 만회하고 중단된 제반 학생활동을 지원하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입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학과 교수들을 만나 교육 편제 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 교육과정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새해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급변하는 대학 환경에 대응할 대학의 비전과 장단기 발전전략을 재정립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대학 교육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다각적으로 확대 추진하겠다.
-경쟁력 있는 대학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취임 이후 기본으로 돌아가자 말하고 있다. 대학의 본질은 교육이며 대학 경쟁력은 학과에서 출발한다. 학과별 적정 재학생 규모를 확보하고 교원, 예산, 공간, 기자재 등을 확충해 학과의 교육 여건을 꾸준히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입시와 관련해 대학 이미지를 개선하고 입학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급변하는 대학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발전을 이끌 미래 유망 분야와 학과를 육성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학사편제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편제 조정이 개별 학과와 대학 전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필요한 후속 조치 마련에도 노력하고 있다. 학과 중심의 교육과정을 개방, 공유해 우수한 교수의 역량이 학과와 전공의 벽을 넘어 학생 교육과 대학발전을 위해 더 크게 공헌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구체적으로 실행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통한 사회적 책무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대학은 지방에 입지를 정한 대형 사립 종합대학이다. 인적·물적 자원을 공개해 지역주민과 공유, 상생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지역 노인, 여성, 이주민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산시에는 모두 10개의 대학이 있다. 우리 대학은 지역 대학 간의 교육, 연구 분야에서 그동안 해온 선도적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 유일의 창업중심대학인 우리 대학은 예비, 초기, 도약 단계별로 맞춤형 창업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창업을 희망하는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전문가 창업컨설팅, 특허출원 등 사업화 기술지원, 투자유치 지원, 창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을 반영해 최근에는 장애인 창업 캠프를 운영하는 등 장애인 창업 관련 지원도 대폭 확대하겠다.
-많은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대의 현주소와 타개책은.
▶지금 우리나라 대학은 안팎으로 두 가지의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환경의 급변에 따라 적정 규모를 유지하면서 전면 재구조화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 철학과 방법을 둘러싼 패러다임 전환도 추진해야 한다. 우리 대학은 신입생 모집 정원 기준으로 전국 10위의 대규모 종합대학이다. 취임 이후부터 학사편제의 조정 규모와 방법 등을 다각적으로 논의하면서 준비했다. 총정원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학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학사편제 재구조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대학은 14년 이상 등록금이 동결돼 온 결과 혁신을 추진할 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임기 초반 3년 동안 학과·전공 수를 25% 정도 조정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해 일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수요에 대응해 유망 학과를 8개 내외 신설하고 전체 학과를 특성화 그룹, 차별화 그룹, 전문화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정책 지원을 차등화해 적용할 계획이다.
-대학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향후 대학 운영 방향은.
▶대구대는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바라보며 설립한 대학이다. 장애인과 소외된 사람들을 교육했고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특수교육, 재활, 사회복지 분야의 인력 양성에 매진해 왔다. 임기 중 대학이 해온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발전적으로 이어갈 생각이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4년제 정규학위 과정을 신설해 수시에서 처음으로 신입생 20명을 모집했다. 이미 10년 전에 설치한 K-PACE센터를 통해 발달잘애인에게 비학위과정으로 고등교육을 실천, 새 학기부터 정규 학과로 특수창의융합학과를 개설한다. 우리 대학은 교육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모든 학생이 존중받으며 성장하는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대학의 전통적인 강점 분야인 특성화 학과를 지원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학과를 더 확보하는 등 학과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 재학 동안 경험한 크고 작은 성취를 바탕으로 장차 사회에 공헌하면서 저마다 성공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총장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생은 대학의 근본이며 학생 성장은 궁극의 목표다. 대학발전을 선도할 인재를 입학단계부터 발굴하고 육성하겠다. 졸업생의 성공 서사를 만들어 내고 공유할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학생, 교수, 직원의 빼어난 역량과 자발적 헌신으로 시작한다. 교직원의 헌신이 대학발전으로 이어지고 대학의 발전이 교수와 직원들의 보람이자 자랑이 되게 하는 것을 대학 운영의 기조로 삼고 있다. 항상 구성원을 중심에 두고 민주적으로 대학을 경영하고 있다. 학내 현안을 항상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교수회, 직원노조, 학생회, 동창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 하겠다. 주니어 그룹이 대학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고 대학의 미래 인재가 되도록 할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급변하는 교유 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일에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박순진 총장 약력〉
△대구 대륜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대구대 경찰학부 교수 △대구대 교무부처장 △대구대 기획처장 △한국대학평가원 인증운영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대학 활성화 특별위원 △대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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