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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 XC40] 깨알같은 수납공간, 서재에 있는듯…승차감은 달콤·가속감은 쾌적
볼보, 한국 진출 35년만 10만대 대기록
세단부터 SUV까지 탄탄한 라인업 구축

미니멀 라이프스타일 추구하는 ‘XC40’
작은 차체에도 넉넉한 수납·우수한 주행
볼보의 콤팩트 SUV ‘XC40’. [김지윤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볼보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누적 판매 10만대를 달성했다. 1987년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약 35년 만에 거둔 성과다. 특히 볼보는 2012년부터 10년 연속 연간 판매량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국내 수입차 역사상 첫 기록이다.

볼보는 내비게이션을 중요시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해 T맵모빌리티와 ‘T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5년간 2500억원을 투입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도 확충했다.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와 전폭적인 투자가 일군 결실이다.

지난 2016년부터 매년 국내 시장에 신형 모델을 투입해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한 것도 볼보의 성공 비결이다. S90, S60 등 세단 라인업을 통해 ‘스웨디시 럭셔리’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XC90, XC60, XC40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모델은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했다.

특히 XC40은 볼보가 브랜드 설립 이후 90여년 만에 최초로 선보인 ‘콤팩트 SUV’로 주목받았다. 중·대형 위주였던 볼보의 SUV 라인업을 완성하는 역할을 했다.

볼보는 XC40을 처음 출시하면서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현대인을 위한 차’라고 설명했다. XC40을 경험하니 볼보의 자신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재다능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도심형 SUV.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었다.

시승차는 마일드 하이브리드(B4) 엔진을 탑재했다. 지난 8월 출시됐다. 미니멀을 지향하는 정체성을 반영하듯 외관은 ‘단정함’ 그 자체였다. 볼보의 상징인 전면 아이언마크와 함께 세로형 프런트 그릴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볼보의 콤팩트 SUV ‘XC40’. [김지윤 기자]
볼보의 콤팩트 SUV ‘XC40’ 실내. 베이지 색 구성이 안락하다. 인테리어는 깔끔하다. [김지윤 기자]

A필러 하단부터 시작해 C필러까지 라인은 간결한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덜어내는 것이 디자인의 핵심이라는 철학을 그대로 따른다. 볼보의 전통적인 리어램프 디자인을 계승한 후면 디자인은 역동적이다. 전체적으로 수트가 어울리는 젊은 감성의 디자인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425㎜, 1875㎜, 1635㎜다. 특히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2702㎜로 동급 최강 수준이다.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휠베이스 2765㎜)’와 비교해도 63㎜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내는 베이지 색상을 주로 사용했다. 안락한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곳곳에 책, 물통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마련했다. 몸을 감싸는 시트에 앉아 있으면 마치 서재에 온 것 같다. 도어와 센터 콘솔, 앞 좌석 시트 밑까지 깨알 같은 수납공간이 숨어있다. 심지어 트렁크 바닥 아래에도 별도의 수납공간이 있다.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의 개방감도 좋다. 크리스털 기어노브와 곳곳에 적용된 우드 디자인도 고급스럽다. 운전석부터 뒷좌석, 그리고 도어의 형상도 깔끔하다. 과한 디자인보다 차분한 느낌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눈으로 채운 만족도는 주행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XC40은 197마력의 B4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엔진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0.6㎏·m를 제공한다. 48V 시스템이 출발, 가속하는 과정에서 약 14마력의 추가적인 출력을 지원한다.

전기 모터가 힘을 더하니 부드러움과 가속감은 배가 됐다. 어떤 상황에서도 순수 내연기관보다 더 민첩하게 바퀴를 굴렸다. 승차감은 단단하지만, 가볍지 않았다.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울렁거림 없이 묵직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XC40’ 전동식 파노라믹 선루프. [김지윤 기자]
차량 도어에 물통 등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다. [김지윤 기자]

사륜구동 시스템은 추운 날씨에 더 빛이 났다. 날씨나 지형, 또는 도로 변화에 따라 차의 동력을 재분배해 별도로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언덕길을 올라갈 때 묵직하게 밀어주는 힘과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지날 때 정확한 조향도 인상적이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연비는 만족스러웠다. 약 170㎞를 달린 뒤 확인한 연비는 12.1㎞/ℓ였다. 공인 복합연비(10.1㎞/ℓ)를 뛰어넘는 수치다. 정속주행을 비롯해 의도적으로 가속과 감속을 시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효율성도 합격이다.

각종 안전장치는 볼보다웠다. 볼보는 상위 플래그십 라인인 90클러스터와 같은 안전사양을 XC40에 탑재했다.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으로 구성된 최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기반의 안전 패키지와 드라이버 어시스턴스를 제공한다. 교차로 교통 경고 및 긴급제동 지원, 후방 충돌 경고 및 완화, 차량 간 안전거리와 차선을 유지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 등도 기본이다.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음성으로 목적지 설정, 음악 탐색, 문자 발송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9인치 터치스크린 센터 디스플레이는 세로형이라 스마트폰을 보는 것처럼 조작이 쉬웠다. 옥에 티는 뒷좌석이다. 등받이 각도가 세워져 있어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 제한된 공간 탓에 무릎공간도 넓지 않았다. 준중형 SUV의 한계지만, 가족형 모델로 선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뒷좌석 등받이는 세워져 있다. 레그룸은 다소 좁다. [김지윤 기자]
볼보의 콤팩트 SUV ‘XC40’ 후면.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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