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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9년만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 현대重, 이것이 합리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15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무쟁의로 타결했다. 이 회사가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한 것은 무려 9년 만이고 해를 넘기지 않고 타결한 것도 7년 만이다. 특히 올해는 회사창립 50주년이다. ‘100년 기업’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토대와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무쟁의·연내타결의 의미가 더욱 큰 이유다. 그룹 내 조선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중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 노사의 아름다운 결말이 현재 진행 중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교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순조로운 타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결실을 잘 맺었지만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단협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경영환경과 임금 체계가 전혀 다른데도 그룹 내 조선3사 노조는 전례 없는 공동 교섭을 요구하고 공동 파업 일정까지 잡았었다. 심지어 어렵게 마련한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찬성(49.94%)이 반대(49.69%)보다 많았지만 과반을 넘지 못해서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5개월에 걸쳐 진행된 협상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노사는 불과 며칠 만에 상품권 지급액과 의료 혜택을 확대한 2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고 찬반투표를 거쳐 57.47%의 찬성률로 15일 교섭 마무리를 발표할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 조선업계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작지 않다. 특히 정년퇴직한 생산기술직 인력들을 기간제로 채용키로 한 것은 노사 간 합리적 의사결정의 정수다. 정년연장이나 정규직 채용만을 고집했다면 이뤄질 수 없는 합의다.

안 그래도 인력 부족으로 생산차질이 우려되는 조선업계다. 10년 만의 수주 호황을 맞았지만 사람이 없어 배 만드는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예상하는 올해 조선업계의 인력 부족 예상인원은 거의 1만여명에 달한다. 내년엔 더하다. 울산에서만 3500여명 이상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 그런 와중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한시가 급한데 분규로 허송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쟁의 임단협 타결로 만들어진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그룹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추진하는 STX중공업 인수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시 기대되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STX중공업의 선박용 친환경 엔진사업 간 시너지 효과는 안정된 노사관계가 전제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와의 수소·암모니아 파트너십 체결 건도 마찬가지다. 여러모로 반길 현대중공업의 협상타결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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