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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끔찍한 악몽” 전쟁 피해 캐나다 온 우크라 소녀, 뺑소니차에 희생
러시아 침공을 피해 캐나다로 온 마리아 레젠코브스카(7)가 뺑소니를 당해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 [CTV유튜브]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우크라이나에서 캐나다로 온 7살 어린이가 등굣길에 뺑소니 사고로 숨졌다.

14일(현지시간) C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퀘벡주 몬트리올 시내 도로에서 전날 오전 8시30분께 가족과 함께 학교로 가던 초등학생 마리아 레젠코브스카가 과속으로 내달리던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마리아는 2개월전 어머니, 다른 두 남매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입국한 난민이다. 몬트리올에 정착한 후 초등학교에 입학한 상태였다.

그의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에 남아 러시아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도주한 운전자 후안 마누엘 베체라 가르시아(45)는 당일 오후 경찰서에 자진 출두했다. 즉각 체포된 그는 법원에 출석했다.

사고 현장은 빌르-마리 구역의 스쿨존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30㎞다. 출근길이었던 가르시아는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캐나다 전역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당일 밤 우크라이나 교민 40여명이 추도 모임을 열었다. 사고 현장에는 시민들이 추모 꽃다발을 올려뒀다.

캐나다-우크라이나협회 퀘벡 지부의 마이클 슈웨치 대표는 "엄마와 함께 이곳에 안전하게 정착해 살고자 했던 어린이가 몬트리올에서 새 삶을 시작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성탄절을 앞두고 누구라도 겪기 힘든 끔찍한 악몽 같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볼로디미르 쿠치니르 신부는 "곧 장례를 집전해야 하지만, 솔직히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슬퍼했다.

우크라이나 아버지는 엄마로부터 사고 소식을 듣고 "사실일 리 없다. 아이가 아직 살아있다고 믿는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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