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샘 뱅크먼-프리드가 12일(현지시간) 바하마에서 전격 체포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하마 검찰은 미국으로부터 그에 대한 범죄 혐의를 통보 받은 뒤 뱅크먼-프리드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바하마는 FTX 본사가 있는 곳이며 뱅크먼-프리드가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한 곳으로 알려졌다.

바하마 검찰은 뱅크먼-프리드를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구금한 뒤 미국에 넘길 예정이다. 라이언 핀더 바하마 법무장관은 미국이 "송환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데미안 윌리엄스 뉴욕 남부지검 검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체포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필립 데이비드 바하마 총리는 "바하마와 미국은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법을 어겼을 수 있는 FTX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데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는 오는 13일 예정된 미 하원 금융위원회의 FTX 관련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뱅크먼-프리드는 원격으로 증언할 예정이었다.

미국은 뱅크먼-프리드의 신변을 넘겨받는대로 FTX 붕괴와 관련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뱅크먼-프리드의 증권법 위반 관련 혐의를 13일 공개할 방침이다.

FTX의 새 CEO로 파산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존 레이는 위원회에 증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역사상 최악의 회계부정 사태로 꼽히는 엔론 사태의 진상규명을 맡았던 레이는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 간 자금 지출 방식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FTX는 지난달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무려 80억달러 가량의 부실 회계가 드러났다.

11월 30일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딜북서밋에 화상으로 참여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AFP]

뱅크먼-프리드가 사기 등의 형사 혐의로 기소될 경우 최대 종신형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는 뉴욕타임스 주최 행사 등 다양한 언론 접촉을 통해 실수는 있었지만 고의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뱅크먼-프리드의 체포는 FTX 붕괴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 위한 첫 번째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범죄인 인도와 미국에서 재판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