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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물가정점’론 확산...기대 인플레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11월 기대인플레이션 5.2%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세 둔화
올해 마지막 금리인상 ‘빅스텝’ 유력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의 11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내 ‘물가정점론’이 확산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도 높아졌다.

뉴욕 연준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1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2%로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와 생산자 등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고 있는 미래의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임금 상승과 원재료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응답자들은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앞으로 1년간 휘발유 가격이 4.7%, 식료품 가격이 8.3% 각각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지만, 10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각각 0.6%포인트, 0.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특히 1년 후 집값 상승률 전망치는 1%로 전월보다 1.0%포인트 하락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간 임금상승률 전망치도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아진 2.8%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3년 기대인플레이션율과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3.0%와 2.3%로 10월 조사 때보다 0.1%포인트씩 하락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것은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 주체의 주관적 인플레이션 전망이 누그러진 가운데 실제 물가 상승 추세가 꺾일지도 관심이다.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7.7%로 집계된 가운데 13일 발표 예정인 11월 CPI는 7.3% 상승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예상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다면 내년 말이면 인플레이션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 둔화 요인으로 운송 비용 감소와 휘발유 가격 하락 등을 꼽았다.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가 각각 1% 이상 상승한 것 역시 기대 인플레이션 둔화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로 연결될 것이란 시장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이상적인 수준인 2%로 낮추기 위해 올해 6차례 금리를 인상해 왔다. 연준은 오는 14일 올해 마지막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 예상으로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데이비드 만 마스터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올해 최고조에 달했지만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보다는 높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 금리를 논하던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몇 년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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