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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채 시장 온기 확산…사라졌던 장기물 거래도 재개
5년물 이상 회사채 유통량 급증
4주 전 4억원에 그쳤던 거래량, 지난주 2000억 넘어
회사채 등급별 양극화 현상은 지속 전망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확산하면서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거래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장기물의 거래도 본격적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1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회사채 유통시장의 거래량을 만기별로 살펴본 결과 지난주(5∼9일) 만기 5년 초과인 장기물의 거래량은 201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통시장에서 매수호가와 매도호가가 맞아떨어져 실제 거래가 체결된 회사채 규모를 뜻하는 거래량은 장기물의 경우 불과 4주 전(11월 14∼18일)만 해도 4억원에 불과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다음 주(11월 21∼25일)에는 610억원으로 늘고 2주 전(11월 28일∼12월 2일)에는 1300억원으로 증가하며 최근 3주 새 거래 회복세가 확연해졌다.

같은 기간 3년 초과 5년 이하 만기의 중기물 거래량도 늘어났다. 4주 전에는 300억원에 그쳤던 중기물 거래량은 2주 전 3230억원까지 늘었고 지난주도 2천33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4주 전 1조4200억원이었던 1년 이하의 단기물 거래량은 지난주 1조35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4주 전 대비 지난주 전체 거래량에서 장기물의 비중은 0.02%에서 5.97%까지 늘었고, 중기물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25%에서 6.92%까지 확대됐다.

통상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장기물 거래량은 급감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가 길어질수록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늘어나는 데다, 설령 시장에서 거래가 안 되더라도 만기 상환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단기물을 선호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물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보통 회사채 시장이 회복될 때는 만기가 짧은 채권부터 긴 채권 순서로 경색 현상이 풀려나간다”며 “장기물 거래량 증가는 시장 내 온기 확산 측면에서 볼 때 의미 있는 변화”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월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이 잇달아 내놓은 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와 함께, 최근 국고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안정되는 점도 회사채 시장 회복에 영향을 주고 있다. 향후 국고채의 추가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 수요가 국채에서 크레디트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거래된 장기물 대부분은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라며 “전체적으로 금리가 정점을 찍었고 내년부터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장기물을 사고 있는 것 같다. 금리 하락기에는 장기물의 가격이 더 많이 오른다”고 밝혔다. 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뜻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직은 신용도가 높은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발행과 거래가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신용등급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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