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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사우디서 ‘존재감’…美 “중동 정책엔 변화없다”
사우디, 시 주석 방문에 대대적 환영
習 “중국과 중동 관계 새로운 발전”
美, 원유 인프라에 중국 개입 확대 우려
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리야드 주지사인 파이살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왕자와 악수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본격적인 ‘중동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틀어진 틈을 타 중동 내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가운데, 미국은 현재의 중동 정책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AP, 중국중앙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리야드에 도착해 사우디 지도부의 환영을 받았다. 시 주석에 대한 환영의 의미로 리야드 도심 주요 도로변이 중국 국기로 꾸며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최하는 성대한 환영 행사도 예고돼 있다.

시 주석은 사흘간 사우디에 머물며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도 참석한다. 사우디 관영 SPA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공항에 도착하며 “중국과 아랍, 그리고 중국과 GCC의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는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중국의 아랍에 대한 최대 규모 외교 활동이 될 것”이라면서 “통합과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합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중국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면서 “중국 공장들을 위한 지역 센터를 사우디에 설립함으로써 에너지 공급망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사우디에서 수출되는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방문을 환영하는 의미로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상공에서 제트기가 중국 국기 색깔로 연기를 내뿜고 있다. [신화통신]

외신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원유 생산 정책 등을 놓고 미국과 관계가 멀어진 상황에서, 미중 양국 대통령을 맞이하는 사우디의 온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석유 증산 등을 설득하기 위해 사우디를 찾았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적지근한 환영과는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걸프만 원유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개입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다만 미 정부는 중동의 인권 탄압 및 역내 내전 개입 등에 반대하는 기존의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미국의 중동 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의 방문으로 중국과 사우디는 다각도로 경제적 협력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소재 아라비아재단의 전직 이사장이자 사우디 분석가인 알리 시하비는 AFP 통신에 “사우디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며 양국 군사 관계도 상당히 발전해왔다”며 “이번 방문 기간 양국 간 여러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PA 통신은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사우디와 중국이 1100억리얄(약 38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시 주석의 방문으로 중국 기업들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다방면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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