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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회장 승진 후 첫 삼성 인사…‘글로벌 경제 위기’ 돌파할 사령관들은 [비즈360]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삼성전자 실적 우려
대표이사 유임 안정 속 기술인재·여성 인재 발탁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 등 관련 인사는 없어

(왼쪽부터) 김우준 삼성전자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삼성전자 제공]
(왼쪽부터)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백수현 삼성전자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기존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둔 데에는 최근 불거진 글로벌 불확실성 우려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최근 나오며 잠재성장률(2%) 이하의 사실상 경기침체까지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된 수익원인 반도체시장의 내년 전망 역시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세계 반도체시장의 매출 규모가 5960억달러(약 772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3.6% 줄어든다고 관측했다. 특히 메모리시장은 16.2% 역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D램시장은 올해보다 18%, 낸드시장은 13.7% 감소한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최근 위기감 속에서 인사·조직 개편을 진행한 국내 대형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와 혁신을 추구할 유능한 사장단을 구성하는 데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5일 2023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사장 승진, 위촉 업무 변경 등 총 9명의 인사를 냈다. 이는 2022년(9명), 2021년(5명), 2020년(9명) 등 예년 인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사장단 인사의 폭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며, 참모진의 변화는 과감하게 진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네트워크 기술력 다지기 나서…'위기'·'기회' 사업 집중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승진 이후 첫 인사인 만큼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술 참모진을 새롭게 구성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네트워크사업의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하고, 반도체사업의 개발과 제조역량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핵심 사업의 미래 대비 경쟁력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김우준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과 차세대전략그룹장, 전략마케팅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면서 영업·기술·전략 다양한 분야에 걸쳐 비즈니스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이번 승진을 통해 차세대 통신 중심의 네트워크 비즈니스 기반을 공고히 하고 사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라인. [삼성전자 제공]

남석우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제조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 제품 공정 개발을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과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을 수행하며 반도체 공정과 제조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공정과 제조·인프라·환경안전 분야 역량을 갖춘 남석우 사장을 주축으로 반도체 초격차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역시 주목되는 인사다. 송 사장은 D램과 플래시 메모리 공정 개발부터 양산까지 반도체 전 과정에 대한 기술리더십을 발휘하며 메모리사업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했다. 사장 승진과 함께 반도체사업 CTO로서 반도체 전 제품의 선단 공정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무를 변경하며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인사도 보강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CTO 겸 삼성리서치장 사장은 포항공대 교수 출신으로, 2012년 삼성전자 입사 후 차세대통신연구팀장, 네트워크개발팀장, 네트워크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5G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네트워크사업 성장에 기여한 통신기술전문가로 두각을 드러냈다. 기술리더십과 전략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리서치장으로서 DX사업 선행 연구를 총괄하며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중책을 맡는다.

승현준 삼성전자 DX부문 삼성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 사장은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전문가로, 우수한 연구능력은 인정받은 경우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 활용해 해외 주요 대학과 선진 연구소와의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재 영입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S부문 화성사업장 DSR타워. [삼성전자 제공]
컨트롤타워 조직 재건 늦춰진 듯…대외 브랜드·홍보 협력 강화

이번 인사에서 컨트롤타워 조직 개편 인사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1위 브랜드를 달성 중인 삼성전자의 대외 브랜드 마케팅과 홍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최근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창사 이래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영국의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4위, 2018년 3위, 2019년 4위, 2020년 4위, 2021년 2위에 오른 후 올해는 구글마저 뛰어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삼성전자는 브랜드가치 877억달러(약 125조원)를 기록,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과 함께 3년 연속 세계 5위권을 수성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마케팅·대외협력을 맡아온 이영희·백수현·박승희 부사장이 승진했다. 첫 비(非)오너 일가 여성 사장 자리에 오른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은 2007년 삼성전자 입사 후 2012년부터 삼성전자 부사장을 맡아왔다.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전문가로,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라는 점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임원으로 승진했다. 갤럭시 마케팅 성공스토리를 만들고 삼성전자 브랜드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언론인 출신 백수현 부사장과 박승희 부사장도 나란히 승진했다. 백수현 삼성전자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은 SBS 보도국 부국장 출신의 홍보전문가로 꼽힌다. 201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국내홍보그룹장과 커뮤니케이션팀장 등을 역임하며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소통을 맡았다. 건설부문에선 커뮤니케이션팀장 박승희 부사장이 CR(기업 관계)담당 사장으로 승진, 영전했다. 중앙일보사 편집국장 출신의 언론홍보전문가로, 2020년 12월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역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승진 인사가 조직의 기술 안정을 다지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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