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조규성이 추격하는 첫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별로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 없어요."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스타' 조규성(전북)의 말이다.
조규성은 경기 후 외국 취재진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만명을 돌파했다'며 최근 급증한 인기를 언급하자 이같이 말하며 "유명해져도 나는 똑같은 사람"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조규성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후반 내리 두 골을 터트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3분 이강인(마요르카)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 골로 마무리한 그는 3분 만에 소속팀 동료인 김진수(전북)의 크로스를 또 머리로 받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가나의 추가골로 한국은 석패했지만, 조규성의 멀티골은 경기장을 찾은 응원단과 한국의 팬들까지 들썩이게 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있다.[게티이미지] |
조규성은 경기 후 취재진에게 "영광스럽다"면서도 "영광스러운데 두 골보다는 승리를 원했다. 너무 아쉽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는 "월드컵이라는 세계적 무대에서 득점을 상상이나 했지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만 보여주자, 팀에 도움만 되자고 생각했다. 골을 넣었지만 아쉽다"고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규성은 "훈련 중 감독님께서 선발 명단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하셨다. 그때 느낌이 왔다"며 "그때부터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저를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오늘 한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려 했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조규성이 동점 헤더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조규성은 또 "나는 매 경기에 '잘해야지'가 아니라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한다"며 "동점골 순간에도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했다.
이어 "초반에 솔직히 오늘 골을 못 넣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크로스를 더 올려달라 요구했는데 그게 후반에 잘 먹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 골을 도와준 이강인에 대해서는 "강인이는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라며 "들어오면 믿고 공을 준다. 잡으면 기대가 되고 공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항상 준비하게 된다"고 칭찬했다.
포르투갈전을 앞둔 조규성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잘 준비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