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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내년 1.7% 경제성장 전망…'경기침체' 공식화
기준금리 연 3.25% 운용 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한국은행이 24일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2%) 아래로 사실상 경기침체가 예고된 셈이다.

한은은 이 같은 경기 하방 위험을 반영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2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 7월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되는 만큼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되, 높아진 경기 하방 위험을 반영해 인상폭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내렸다. 지난 8월 2.1%보다 0.4%포인트 낮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6%로 직전 전망보다 0.1%포인트 하향했다.

이 같은 성장전망 하향은 주요국 성장세 약화로 수출이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국내 경제 활력을 이끌던 소비 회복세도 약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장을 이끌던 수출은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입 비용은 오르고 반도체 등 수출 주력품의 가격은 하락하면서, 이달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40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방역지침 완화 등으로 내수 경기 진작을 이끌던 민간 소비도 고물가·고금리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낮추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민간 소비가 제약될 것으로 봤다. 금리 인상 시 소비는 더 약화되고, 성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레고랜드 발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부담도 한은이 물가안정보다 금융안정에 중점을 두도록 한 배경이다. 통화정책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2%로 하락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도왔다.

내년 1%대 성장이 현실화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역성장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물가상승 및 이로 인한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기간 한국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전쟁종료나 유가하락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새 이슈가 있다면 상황이 나아지겠으나, 현 상황에서 살펴보면 내년 상반기 경기전망은 부정적이라는 게 중론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모두 일곱번 금리를 인상했으며, 이중 두 차례를 빅스텝을 단행했다. 또 4월 금통위부터 여섯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1950년 한은 설립 후 빅스텝 결정은 처음일 뿐더러,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도 처음이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정책금리(3.75~4.0%)와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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