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로이터 교도통신]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얼어붙은 중일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정상은 안보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태국 방콕에서 처음 만나 40분간 회담했다. 중일 정상 간 대면 회담이 성사된 것은 3년만으로,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은 처음이다.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양국관계의 중요성과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양국의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며 “양국은 아시아와 세계에서 중요한 나라이고, 협력할 공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전략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의 큰 방향성을 파악해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는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현재의 중일 관계는 여러 협력할 부분이 있지만, 많은 과제와 현안에도 직면해 있다”면서 “중일 양국은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있어 모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대국이다. 쌍방의 노력으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회담 후 기시다 총리는 “양국이 안보 분야에서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핵무기 사용과 핵전쟁에 반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양국이 정상을 포함한 다양한 레벨에서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으며, 그 일환으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중국 방문도 조율키로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환경과 의료 분야 등에서 양국이 협력하고, 민간 교류도 활성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일중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매우 적극적인 분위기를 느꼈다”며 소감을 밝혔다.

다만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시 주석에게 양국 갈등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의 지배에 기초해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일본으로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해양과 영토분쟁 문제에서 이미 달성한 원칙적 공감대를 지키고 정치적 지혜와 책임을 갖고 이견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역사와 대만 등 중대한 원칙 문제는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 및 기본 신의와 관련된다”는 입장을 전달, 대만에 접근하는 일본의 행보를 견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