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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근무하면 수당 더”...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넘는 방법
伊·佛·스페인 주 1~3회 재택 의무화
노조 “비용을 직원에 전가하는 것”

유럽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난 뒤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촉구했던 기업들이 다시 재택근무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전기·난방비를 최대한 아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서 민간·공공 구분 없이 재택근무 의무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시는 최근 금요일을 원격근무의 날로 지정했다. 매주 금요일 2000여명에 달하는 시청 직원들은 사무실로 나올 수 없다. 직원 재택근무 한도도 한달 평균 8일에서 10일로 늘렸다.

시는 매주 금요일 청사 폐쇄로 올 겨울에 200만유로(27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베페 살라 밀라노 시장은 “모두가 에너지를 절약해야한다”고 했다.

스페인 공공 근로자들도 주 3회까지 원격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들에게 재택근무는 주 1회 선택이었다. 이탈리아 최대 통신사 텔레콤 이탈리아는 노동조합과 대다수 직원들에게 매주 금요일 재택근무를 강제하는 내용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텔레콤 이탈리아 직원들은 이미 주 2회까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하지만 직원들은 달가워하지 않는 반응이다. 이유는 똑같다. 집에서 근무하면 가계 전기·난방요금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유럽 노조들은 재택근무 의무화 방침은 전기·난방 비용 상승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부당 행위라고 비판하며,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에게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선 재택근무 직원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고 있다. 프랑스 항공사 에어프랑스는 재택근무 시 하루 4유로(5550원)를 추가 지급하고 있다. 프랑스 공공 부문 근로자는 재택 근무 시 2.5유로(3500원)를 추가로 받는다.

감염병 유행 땐 고용주가 직원의 재택 근무가 끝나길 바랬다. 지금은 기업이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면 혜택을 더 주는 것으로 공수(攻守)가 바뀐 셈이다.

유럽에선 에너지 비용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아 재택근무에 관한 생산성 우려가 사라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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